프랑스 명문고교서 한국어 배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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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프랑스의 한 고교가 한국어를 정규 과목으로 채택했다. 다른 고교에선 곧 대학입학 시험 준비를 위한 정규 강좌를 시작한다. 최정례 주프랑스 한국교육원 원장은 28일(현지시간) “한국어를 정식 과목으로 중등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유럽 전체에서 전례가 없는 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1956년 소르본대에 처음으로 한국어 강좌가 개설됐다.

 프랑스 서남부 도시 보르도의 프랑수아 마장디 고교에서는 2011∼2012학년도가 시작된 지난 5일부터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용외국어 선택 과목으로, 정규 교과다. 18명의 1학년 학생이 이 과목을 선택해 1주일에 3시간씩 수업을 듣고 있다. 외국어 특성화 학교인 이곳은 보르도 명문고 중 하나다.

 파리의 빅토르 뒤리 고교에서는 곧 대학입학 시험인 ‘바칼로레아’ 준비를 위한 한국어 강좌가 시작된다. 정부 기관이 밀집한 7구에 자리 잡은 이 학교에는 고위 관료의 자제들이 많이 다닌다. 바칼로레아 응시생은 한국어를 제2외국어나 제3외국어로 선택할 수 있다. 지난 6월의 시험에서 60여 명이 이를 골랐다. 최 원장은 “주로 한국인 교민 또는 부모 중 한쪽이 한국계인 가정의 자녀가 응시했지만 프랑스 학생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한국어 교육 확산에 대해 최 원장은 “부분적으로는 한류(한국 대중문화의 국제적 유행)의 영향도 있지만 꾸준히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학생들에게 알리는 노력이 진행돼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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