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서 8-7로 뒤집었다 … 탬파베이 ‘롱고리아 드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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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의 에반 롱고리아(왼쪽)가 29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홈 경기에서 7-7로 맞선 연장 12회 말 끝내기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환영 속에 홈인하고 있다. 탬파베이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짓는 한 방이었다. [세인트피터스버그 로이터=뉴시스]


한 편의 드라마였다. 미국 프로야구(MLB) 탬파베이와 세인트루이스가 정규시즌 마지막 날인 29일(한국시간) 극적으로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쥐었다.

 전날까지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 6개 지구의 우승팀은 모두 결정됐다. 그러나 다음으로 승률이 높은 와일드 카드 진출팀의 향방은 양 리그 모두 오리무중이었다. AL에서는 탬파베이와 보스턴(이상 90승71패), NL에선 세인트루이스와 애틀랜타(이상 89승72패)가 각각 승패가 똑같았다. 마지막 날 결과마저 같을 경우 포스트시즌 진출 결정전을 한 경기 더 치를 수도 있었다.

 탬파베이는 29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8회 초까지 0-7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8회 말 에반 롱고리아(사진)의 3점 홈런 등으로 6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9회 말 2사 후 대타 댄 존슨의 동점 홈런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뒤 12회 말 롱고리아의 끝내기 홈런으로 8-7로 승리했다. 반면 보스턴은 볼티모어와의 경기에서 3-2로 앞선 9회 말 마무리 조너선 파펠본이 2실점하며 끝내기 역전패했다.

 NL에서는 세인트루이스가 크리스 카펜터의 2피안타 완봉 속에 휴스턴을 8-0으로 꺾었다. 애틀랜타 역시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8회까지 3-2로 앞서 세인트루이스와 디비전시리즈 진출권을 놓고 단판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애틀랜타는 9회 초 동점을 내준 뒤 연장 13회 끝에 3-4로 졌다.

 30개 구단 중 8개 팀이 진출하는 디비전시리즈는 양키스-디트로이트, 텍사스-탬파베이(이상 AL), 필라델피아-세인트루이스, 밀워키-애리조나(이상 NL)의 대결로 10월 1일부터 시작된다. 양 리그 챔피언십시리즈는 9일, 대망의 월드시리즈는 20일 개막한다.



 우승 후보로는 관록의 양키스(AL)와 올 시즌 최다승(102승)을 따낸 필라델피아(NL)가 꼽힌다. 양키스는 마리아노 리베라가 이끄는 구원투수진과 데릭 지터 등의 막강 타선이 강점이다. 공격력이 강한 텍사스는 탬파베이와 팽팽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3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필라델피아는 로이 할러데이와 클리프 리 등 70승을 합작한 선발진을 앞세워 앨버트 푸홀스와 랜스 버크먼·맷 할러데이 등 89홈런을 때려낸 세인트루이스 중심타선 봉쇄에 나선다. 만년 꼴찌팀이었던 밀워키는 1982년 이후 29년 만에 지구 우승을 차지한 여세를 몰아 애리조나를 잡겠다는 각오다.

 한편 올 시즌에는 대기록이 중단돼 고개를 숙인 스타들이 눈에 띄었다. 시애틀의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는 타율 0.272, 184안타에 그쳐 데뷔 후 11년 연속 3할-200안타 달성에 실패했다. 푸홀스도 타율 1리와 타점 한 개가 모자라 11년 연속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이루지 못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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