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화장실 간 사이 … 여객기 뒤집혀 날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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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문제의 여객기는 오른쪽으로 조금 기울다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으며, 최대 131.7도까지 기울어져 마치 뒤집힌 모양을 하고 있다. 당시 오른쪽 날개가 위로 향하면서 기체는 스스로 중력을 지탱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의 전일본공수(ANA) 여객기가 기체의 위아래가 잠시 뒤집힌 상태로 비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투기에서나 봄 직한 배면(背面) 비행을 승객 117명을 태운 일반 여객기가 한 것이다.

 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29일 “지난 6일 오후 10시50분쯤 오키나와(沖繩)의 나하(那覇) 공항을 출발해 도쿄 하네다(羽田) 공항으로 향하던 ANA 여객기(보잉 737-700)가 30초간 1900m 급강하한 원인을 조사한 결과 일시적으로 배면비행을 했던 것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여객기의 비행기록장치(DFDR)를 분석한 결과 이 여객기는 수평비행하던 자세에서 왼편으로 90도를 넘어 131.7도까지 기울어져 최저 제한속도(마하 0.82)를 간신히 넘는 마하 0.828을 기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여객기 날개가 크게 기울어지는 바람에 기체를 끌어올리는 ‘양력’이 저하, 실속으로 인한 추락 위험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고는 화장실에 갔던 기장에게 문 열림 스위치를 눌러 조종실 문을 열어 주려던 부조종사가 실수로 기수 방향키를 바꾸는 스위치를 눌러 발생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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