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회장,현대 i30보고 임원불러서는 격하게 역정…이유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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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휴대용 게이지로 현대 i30의 트렁크의 페인트 두께를 재고 있는 폭스바겐 마틴 빈터콘 회장

 

폭스바겐의 마틴 빈터콘(Martin Winterkorn)회장이 최근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회사 임원들에게 심하게 화를 냈다. 현대 i30을 보고 나서다.

모터쇼 현장을 한가로운 모습으로 거닐던 빈터콘 회장은 현대차 부스에서 발길을 멈췄다. 그의 앞에는 폭스바겐의 주력상품인 골프(golf)의 경쟁모델 i30이 전시돼 있었다.

그는 대뜸 양복 안주머니에서 휴대용 게이지를 꺼내 뒷 트렁크의 페인트 두께를 측정했다. 공학박사 출신으로 무엇이든 직접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2006년부터 폭스바겐 회장직을 맡고 있다.

운전석 앞 차체 기둥과 백미러 사이의 거리를 줄자로 측정하고 있는 빈터콘 회장

이어 그는 i30을 빙 돌더니 운전석 문의 마감정도 등을 체크했다. 그리곤 운전석에 앉았다. 빈터콘 회장은 운전대의 높낮이를 빠르게 조작했다. 부스에 들어온 뒤부터 내내 심각한 표정을 짓던 그는 당황하는 기색까지 보였다.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고 있는 빈터콘 회장

빈터콘 회장은 "비숍!"이라고 소리쳤다. 디자인 부문 총괄 임원인 크라우스 비숍(Klaus Bischoff)을 호출한 것이다. 그는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데 소음이 전혀 나지 않는다. BMW도 못하고, 우리도 못한다. 그들(현대)은 어떻게 이걸 해내나?"라며 역정을 냈다. 그러자 비숍은 쪼그리고 앉아 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만지더니 "우리도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데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답했다.

빈터콘 회장은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번엔 "당신은 와이퍼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운전석에서 와이퍼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깔끔한 시야확보를 지적한 것이다. 빈터콘 회장은 i30의 실내 마감처리 등을 손짓을 해가며 언급했다. 그러다 이번에는 백미러에 관심을 보였다. 백미러의 시야도 탁 트였다는 생각을 했는지, 수행하는 임원에게 줄자를 가져오라고 했다. 그러더니 조수석 중간에서 백미러까지의 거리를 재도록 하고, 운전석은 직접 줄자를 대고 백미러와 차체 기둥 사이의 길이를 쟀다. 이어 차 내부의 여기저기를 직접 만지고, 체크하더니 비로소 i30에서 내렸다.

그는 운전석에서 내린 뒤 i30 전시부스를 떠나지 못하고 임원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심각하게 나눴다.

빈터콘 회장의 이런 모습이 담긴 영상은 최근 유튜브에 올라왔다. 전세계 네티즌들은 "빈터콘 회장이 저렇게 화를 내다니" "놀라운 현대, 벌써 다음차가 기대된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혜은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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