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회 칸 영화제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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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회 칸 국제영화제가 10일(현지시간) 프랑스남부 해안휴양도시 칸에서 개막했다. 12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될 이번 영화제에는 전세계 1천397편의 영화가 출품돼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된다.

11일에는 비평가주간에서 〈해피엔드〉가 상영되었고, 경쟁부분에서는 도미니크 몰의 〈그대의 행복을 빌고 싶은 해리(Harry, un ami qui vous veut du bien)〉과 켄 로치의 〈빵과 장미(Bread&Roses)〉가 상영되었다.

〈그대의 행복을 빌고 싶은 해리〉는 스트레스로 가득찬 휴가를 보내는 마이클과 클레어 부부를 "하늘에서 내려온" 해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다소 우화적 내용이다. 프랑스 출신인 도미니크 몰은 자신의 두번째 작품을 칸에 출품하는 행운을 얻었고, 해리 역의 세르지 로페즈는 10년간의 무명 이후 99년에만 10편 가까운 영화를 찍어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배우이다. 97년 〈워스턴〉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으며, 베니스 영화제와 최근 전주국제영화제에 소개된 〈포르노그라픽 어페어(Une liaison pornographique)〉에서 좋은 평을 받았었다.

영국 출신 켄 로치의 〈빵과 장미〉는 자신의 94년의 〈레이디버드 레이디버드(Ladybird Ladybird)〉의 연장선에서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이다. 이번에는 여성문제 뿐만 아니라 이민자의 권리까지 고려한 감독은 〈빵과 장미〉를 포함하여 칸영화제에 7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98년에 출품했던 〈내 이름은 조〉가 내용에 비해 푸대접을 받았던것을 감안한다면 (이전 5편은 모두 이런 저런 상을 받았었다) 올해에는 괜찮은 결과를 얻지 않을까하는 짐작이다.

12일 금요일에는 감독주간에서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이 상영되고 장편영화 경쟁부분에서는 이란영화 〈검은 테이블(TAKHTE SIAH)〉와 넬 라벗의 〈간호사 베티(Nurse Betty)〉가 상영된다. 비경쟁부분에 소개되는 브라이언 드 팔머의 〈미션 투 마스〉는 12일 칸 뿐만 아니라 프랑스 전역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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