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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예술의 해' 지원대상 공정성 논란

중앙일보

입력

'2000, 새로운 예술의 해' 추진위원회(위원장 강석희)가 최근 확정 발표한 사업계획의 상당 부분이 장르간 통합이나 탈(脫)장르를 내세웠던 '새로운 예술' 개념과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추진위원회 운영위원 및 각 부문 위원들이 자신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행사를 지원사업으로 선정해 심사의 공정성 시비를 둘러싼 오해를 사고 있다.

장르간 통합을 시도한 총괄사업은 퓨전 콘서트 2000(21일 국립극장), 멀티아트 페스티벌(8월 1일~10월 15일 통영대교·LG아트센터·영산아트홀·갤러리 퓨전), 새천년의 풍경 - 월인천강지곡(9월1~30일 예술의전당 미술관·경복궁), 폐막제 엑스포(12월1~3일 국립극장)등 4건에 그쳤고 나머지 50여건은 부문별 사업으로 채워졌다.

멀티미디어·크로스오버 작업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음악·미술·영상 부문·연극·무용 부문은 내용 면에서 '연극의 해', '무용의 해' 사업이나 문예진흥원이 매년 실시 중인 창작·공연 지원사업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문학 부문 중 한국문학의 세계화 사업이나 한·일문학의 교류도 마찬가지.

영화평론가 김수남(청주대 교수)씨는 "장르간 통합이 주제라면 '새로운 예술의 해'보다 '총체예술의 해'로 이름을 바꾸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며 "조직위가 문학·음악·연극·무용·미술·영상 등 6개 부문위원회를 따로 두고 사업계획을 추진한 것부터가 장르 해체라는 '새로운 예술' 이념에서 크게 벗어난 것" 이라고 말했다.

지원사업 가운데 퓨전 콘서트 2000(작곡가 강석희), 전통음악축제 '傳·前·全', 폐막제 엑스포(작곡가 원일), 개막공연, 인터랙티브 네트워크(작곡가 이돈응), 문학과 설치미술의 만남(작가 김상수), 비디오댄스 '여행제전'(김현옥)등 7개가 운영위원과 부문위원들이 참가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특히 김현옥의 비디오 댄스는 무용 부문 선정작 중 최다액수인 2천2백만원을 지원받았다.

이에 대해 강석희 추진위원장은 "'새로운 예술의 해'는 1년에 걸친 대규모 페스티벌"이라며 "페스티벌 예술감독에 해당하는 운영위원과 부문위원들이 기획도 하고 작품 제작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새로운 예술의 해'는 그동안 장르간의 구분이나 제도권 예술의 벽에 부닥쳐 빛을 보지 못하고 있던 비주류 예술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문화관광부가 제정한 것.

문화관광부와 문화비전 2000 추진위원회가 각각 20억원과 2억원의 지원금을 내놓았다.

지난해 12월 6개 사업을 확정했으나 세부 사업계획은 지난 6일에 마무리됐다.

이런 까닭에 영상부문의 디지털 영화제는 오는 15일 작품 공모를 알린 후 8월 14일까지 작품을 접수키로 하고 연극도 20일 작품선정이 끝나는 등 대부분의 행사가 올해 후반기에 몰려 있어 상반기는 '개점 휴업' 상태다.

9월로 예정된 '새천년의 풍경'도 주제와 기획의도만 나왔을 뿐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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