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번 염색체 해독...치매 등 치료 길열려

중앙일보

입력

23쌍의 인간 염색체 가운데 가장 짧은 21번 염색체의 염기서열이 완전히 해독돼 인간 유전자의 비밀이 한꺼풀 더 벗겨졌다.

미국.일본.독일.영국 등 6개국 과학자 62명으로 구성된 ''21번 염색체 배열 공동 작업단'' 은 9일 과학전문지 ''네이처'' 의 인터넷 웹사이트(www.nature.com/genomics)에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 작업단은 국제 인간게놈프로젝트팀(HGP) 의 일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로써 HGP가 지난해 말 완전 해독한 22번 염색체를 포함, 모두 2개의 인간 염색체의 염기서열이 밝혀졌다. 해독 결과 21번 염색체는 3천3백38만개의 염기쌍으로 이뤄졌으며 2백25개의 유전자를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1번 염색체에는 다운증후군.간질.알츠하이머.백혈병.당뇨병 등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어 앞으로 이들 병의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프랜시스 콜린스 HGP 공동회장은 "어떤 유전자가 질병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를 통해 다운증후군 등의 선천적 정신질환의 원인규명과 획기적인 치료약 개발이 가능해졌다" 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이번 연구과정에서 인간의 유전자 수가 10만개 내외라는 종래의 학설과 달리 4만개 이하일 가능성이 드러났다" 며 "인간의 유전자 정보가 예상보다 복잡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고 주장했다.

이번 해독작업의 70%를 담당한 일본 연구팀은 "해독의 정확도가 99.95%에 이른다" 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생명과학기술 벤처기업인 더블트위스트는 이날 "그동안 인간게놈프로젝트를 통해 밝혀진 수만개의 인간 유전자에 대한 분석결과를 인터넷으로 판매한다" 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더블트위스트는 컴퓨터기업인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와 공동연구 끝에 약 10만개로 알려진 인간 유전자 가운데 6만5천여개에 담긴 정보를 분석했다.
유전자 분석정보 판매 가격은 전체 정보를 구입할 경우 65만달러(약7억2천만원) 선이다.

이 회사는 HGP가 해독, 공개한 염색체 배열 데이터를 컴퓨터로 해석해 염색체상에 담긴 유전자정보를 밝혀내고 있으며, HGP측은 유전정보에 대한 특허를 독점하지 않고 판매키로 한 더블트위스트의 방침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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