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폐렴 치료비 50만원 vs 101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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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같은 질병으로 치료를 받아도 병원에 따라 입원 기간이 최대 세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환자의 진료비 부담액도 최대 80만원 가까이 벌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이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제출받은 지난해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환자들의 평균 입원일수와 진료비를 분석한 결과다. 비교 대상 질환은 전체 입원 환자 진료건수가 연간 5000건이 넘는 ▶중이염과 감기 등 기도 위쪽 감염 ▶세균성 폐렴 ▶결장경(結腸鏡·대장 내시경의 일종) 시술 ▶장관염(腸管炎·장염)이다.

 환자들이 서울의 대형병원을 이용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소규모·지방 병원을 이용할 때 입원을 더 오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결장경 수술 환자들의 입원일수는 평균 2.92일이지만 경상대병원(경남 진주)은 6.57일, 인제대 상계백병원 환자들은 8.85일이었다. 감기 증상인 중이염과 상기도(上氣道) 감염 입원 환자들도 경북대병원에선 평균 1.9일 입원했지만 충북대병원은 5일이 넘었다.

 입원일수가 늘어나면서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 차이도 컸다. 결장경 시술로 입원 치료를 받았을 때 연세대 원주기독병원 환자는 평균 135만원을 부담한 반면 을지대병원에서는 59만원을 냈다.

 세균성 폐렴은 경북대병원의 입원일수가 3.62일로 가장 짧았고, 진료비는 인제대 백병원이 5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부산대병원은 입원일수(7.62일)와 진료비(101만원) 모두 길고 비쌌다.

한 지방병원 관계자는 “서울의 대형병원들은 수술 환자가 안정도 되기 전에 퇴원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치료 경과를 지켜보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 수는 있지만 일부러 입원 기간을 늘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발병 빈도가 높은 질병부터 적정 입원일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포괄수가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11개 국립 대학병원의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 비용도 병원에 따라 크게는 세 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뇌·해마 MRI 검사 평균 비용은 전남대병원이 32만2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가장 저렴한 곳은 경상대병원(12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박유미·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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