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서울시장 후보 경선 레이스] “민주당 보석 두고 당 밖 후보 꿔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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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마포구청에서 열린 민주당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천정배·박영선 후보, 손학규 대표, 추미애·신계륜 후보(왼쪽부터)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18일 서울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경선 첫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박원순 변호사와 범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겨룰 민주당 후보 선정 작업에 공식적으로 착수한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연설회에서 4명의 서울시장 경선후보들을 가리키며 “민주당의 저력을 보여주자”고 분위기를 띄웠다.

 합동연설회에서 4명의 경선후보 중 박영선 의원을 제외한 3명이 시민후보를 자처한 박원순 변호사를 의식해 견제구를 날렸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서울시장을 외부세력에 팔아넘긴다면 민주당이 망할 것이란 확신으로 (민주당 내) 경선을 주장했지만 억압을 당했다”며 “제가 박 변호사보다 무엇이 부족해서 이렇게 천대받아야 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면 불임(不姙)정당이 된다”며 “여러분의 지지를 받아 반드시 민주당을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추미애 의원도 “박 변호사(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안 계시면 희망제작, 그 소는 누가 키우느냐”며 “천정배, 박영선, 신계륜 후보 한 분, 한 분이 민주당의 보석 같은 분들인데 바깥에서 (후보를) 꿔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신계륜 전 의원도 “민주당이 보물인데 그것을 못 알아보고 자꾸 밖을 본다”며 “민주당 후보가 서울시장이 돼야 콘크리트에 깔려 있는 서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거들었다.

 박영선 의원은 “국민은 민주당에 변화와 새로운 인물을 요구하고 있다”며 “1995년 민주당 (조순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는) 기적을 만들었듯 10·26 재·보궐 선거에서 기적을 가져다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한목소리로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서울시정 10년’을 비판하면서 정책공약을 제시했다. 천 최고위원은 “서울을 확 바꿔서 부자들이나 특권층의 서울이 아니라 복지서울, 인권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고, 추 의원은 “오세훈 전 시장은 부채만 키운 가짜 서울을 만들었다. 전시행정, 토목예산을 줄이며 복지·교육예산을 늘리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노후 걱정이 없는 서울, 등록금에 찌들지 않는 서울, 전셋값에 울상 짓지 않는 서울, 사교육비에 한숨 나오지 않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신 전 의원은 서울시 정무부시장 경력을 부각하며 “강남과 강북 간의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겠다”고 지적했다.

 이날 민주당 경쟁자들의 집중 견제를 받은 박 변호사는 오전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시민들과 직접 접촉에 나섰다. 한 시민이 서울시의 재정적자 문제를 지적하자 박 변호사는 “심사가 완료된 (사업이라고) 해도 아주 불필요한 사업들은 가려내야 한다”고 답했다. 그의 행사에는 서울대 조국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동참했다.

 조 교수는 기자들에게 “시민들과 대화하는 자리라고 해서 참석했다”며 “박 변호사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면 공식적으로 지지 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박 변호사는 21일께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강기헌 기자, 이승필 jT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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