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빅3 “시련 끝” 반격 채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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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도요타자동차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차세대 프리우스.

“우리는 완벽하게 회복했다. 일본 대지진으로 영향을 받았던 부품 공급망 문제도 이젠 더 이상 문제될 게 없다.”

 1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참석한 이토 다카노부 혼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에 찬 표정으로 혼다의 본격적인 반격을 예고했다. 혼다는 이날 유럽 전략모델인 시빅 해치백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세단의 경우 지난 8월 미국에 먼저 출시했지만 미국 전문가들로부터 “디자인이나 성능이 기존 모델만 못하고 원가 절감의 흔적이 많이 보인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도요타·닛산·혼다로 대표되는 일본 ‘빅3’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부품 공급망에 문제가 생겨 이후 6개월 동안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도요타의 경우 캠리·코롤라를 조립하는 미국 켄터키 공장에 부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지난달까지 5개월 동안 전년 대비 생산량이 50% 줄었다.

 전문가들도 올해 말까지는 생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일본 업체들은 3개월 앞당겨 다음 달부터 정상 조업에 들어간다는 메시지를 전파한 것이다.

 이토 사장은 또 “현대차는 최근 급격하게 성장해 혼다의 라이벌이 됐다. 자칫하면 혼다는 현대차에 뒤질 수 있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현대차를 치켜세웠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이번 독일 모터쇼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닛산은 전기차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말 닛산이 내놓은 전기차 리프는 유럽·미국에서 올해의 차에 뽑히는 등 상용화된 전기차 중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강화된 환경 규제로 신차 개발비용이 너무 커져 2020년엔 대형 자동차 회사 몇 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는 그동안 전기차 개발에만 6조원을 투자했고, 앞으로도 그만한 액수를 더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년 전에 아이패드나 갤럭시 탭을 상상 못했던 것처럼 5년 후에는 상상을 초월한 획기적 전기차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요타는 연비가 50㎞/L에 달하는 신형 프리우스와 신형 야리스를 공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도요타의 신차 야리스는 글로브 박스 틈이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조립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프랑크푸르트=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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