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북한방문 추진 등 대북사업 박차

중앙일보

입력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북한 방문을 추진하는 등 대북사업에 적극 나선다.

이학수 삼성구조조정본부장은 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삼성은 북한내에 50만평 규모의 전자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으며 북한과의 협의를 끝낸 뒤 서명을 위해 이 회장의 방북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북한의 남포와 해주 일대에 10년간 5억달러를 투자, 현재 수원전자단지와 비슷한 50만평 규모의 전자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그러나 북한측이 단지 조성기간을 5년으로 단축시키고 투자액도 10억달러로 늘려 줄 것을 요청해 실무자들이 협의중"이라고 밝히고 "북한측의 요청으로 추진되는 이 회장의 방북 또한 이런 실무적인 협의가 마무리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일정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와함께 삼성본관내 삼성플라자에 설치됐던 전광판을 평양체육관에 기증하고 평양에서 전자제품전시회와 탁구단 친선경기 등을 위해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방북단을 북한에 파견할 예정이다.

전자 방북단은 당초 이달말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남북정상회담 일정과 맞물려 일정을 6월말께로 연기했다.

이 본부장은 또 "북한은 아시아태평양위원회를 통해 현대의 대북사업이 발표되기 직전까지 삼성과 백두산 및 묘향산개발을 협의했다"고 밝히고 "현재로서는 전자단지 조성 외의 다른 관심(대북 관련사업)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 본부장은 국세청이 현재 벌이고 있는 이 회장 일가의 주식이동조사와 6개 법인을 상대로 한 세무조사는 3-5년만에 한번씩 벌이는 정기조사일 뿐이며 삼성으로서는 이미 예상했던 것인데도 외부에서 지나치게 관심을 쏟는 것 같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그는 특히 삼성SDS의 경우 이 회장 가족들의 주식이 거래 당시보다 거래후 주가가 지나치게 뛰어 문제가 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처럼 주가가 크게 뛸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구조조정본부 존치여부와 관련, 항간에는 기업의 구조조정은 영구히 이뤄져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특별한 해체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최근에 불거져 나온 삼성금융계열사의 현대채무 회수 문제와 관련해서는 실무자가 문서상에 있는 만기기한(5월)을 습관적으로 채무자에게 통보한 것이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올해 그룹 전체의 세후 이익을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는 한편 삼성은앞으로 이익 만큼 투자를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며 특히 오프라인을 완비하고 있는그룹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인터넷과 바이오부문에 투자를 집중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세계시장점유율 15-20%의 1등 제품을 양산해 선진국 업체들과 대등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작년과 올해 연간 1천명이상의 해외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있다고 전하고 한솔엠닷컴 인수설과 관련해서는 인수의향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