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주폭’ 잡아들였더니 주민들 후련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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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누구의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정책이 달라진다. 주민의 눈으로 봐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주폭(酒暴·주취폭력배) 척결로 유명한 김용판(사진) 충북지방경찰청장의 어조는 단호했다. 그는 “치안서비스는 공급자인 경찰이 아니라 주민의 시각에서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주폭 척결과 선진교통문화협의회 구성, 조폭탈퇴 다짐서, 악성 경제·지능사범 검거 등을 추진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충북경찰청은 최근 지식경제부 주최 국가생산성대상 종합상인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1975년 국가생산성대상이 시작된 이후 중앙행정기관이 종합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산성대상 수상에는 ‘주폭 척결’이 큰 역할을 했다. 충북경찰청은 지난해 10월 주폭 척결에 들어간 뒤 지난달 말까지 주폭 100명을 검거, 이 중 97명을 구속했다. 공무집행 방해사건도 지난해보다 32.7% 줄었다. 주폭은 술을 마시고 상습적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거나 시민들에게 폭행·협박을 가하는 사회적 위해범이다. 조직의 힘을 빌려 폭력을 행사하는 조폭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청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직후 “경찰서에 와서도 저렇게 행패를 부리는데 선량한 시민들에게는 오죽하겠느냐”며 엄정한 법 집행을 주문했다. 주폭의 폭행에 시달렸던 주민들은 “행패를 부리던 사람이 포악한 성격이라 신고도 꺼렸는데 경찰이 알아서 잡아가주니 고맙다. 해방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충북병원협회는 지난 7월 경찰의 주폭 척결로 응급실 내 음주난동이 사라졌다며 감사패를 증정했다. 주폭척결이 성과를 거두자 기업과 대학, 시민사회단체의 동참도 잇따랐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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