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타운, 마약복용 구속

중앙일보

입력

최근 사회 전반에 마약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가요·모델계 등을 중심으로 한 연예계의 마약사범을 뿌리뽑기 위한 광범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지검 강력부(부장검사 文孝男)는 30일 현재 연예계 전반의 마약사범들을 소탕하기 위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강력부의 한 관계자는 "수많은 첩보나 제보를 검토한 결과 대부분 단순한 음해성 비방으로 드러났으나 일부는 상당한 근거가 있어 집중 수사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연예계 인사 가운데 가요계와 모델계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질 것" 이라며 "영화배우 몇명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고 덧붙였다.

강력부는 이날 인기 힙합그룹인 '업타운'의 김상욱(21·미국명 스티브 김)·김영진(24·존 김)·이현수(22·칼로스 칼반)씨 등 3명과 여대생 朴모(23)씨, 공급책인 조모(24)씨 등 5명을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잠적한 업타운 전 멤버 윤미래(22·여·나타샤)씨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검찰은 이와는 별도로 2인조 댄스그룹 '드렁큰 타이거'의 멤버중 1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소환 통보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50여편의 에로영화에 출연한 朴모(23·여)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상욱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 신수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그룹 동료인 김영진·윤미래 등과 함께 '엑스터시' 네알을 한알씩 나눠 복용하는 등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상습적으로 히로뽕·엑스터시 등 각종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다.

또 모 중견 건설업체 사장의 딸인 여대생 朴씨는 지난해 8월 서울 동숭동에 있는 드렁큰 타이거 숙소에서 애인 김상욱씨와 히로뽕을 번갈아 흡입하는 등 다섯차례에 걸쳐 마약류를 사용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드렁큰 타이거 멤버들도 이들과 함께 마약을 복용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결과 金씨 등은 서로의 집을 옮겨 다니거나 호텔·병실·승용차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엑스터시·히로뽕·대마초 등을 투약하거나 흡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1996년 12월 재미교포를 주축으로 결성된 업타운은 데뷔후 대중적인 힙합곡인 '다시 만나줘', '내안의 그대' 등 히트곡을 잇따라 발표, 인기 그룹으로 떠올랐으며, 최근에는 4집 앨범 〈UPT.PARADOX〉를 냈다.

검찰은 이들이 대부분 교포2세거나 유학한 점을 중시, 미국에서 생활할 때 함께 어울리면서 마약을 복용하기 시작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엑스터시〓히로뽕의 원료인 암페타민을 공정을 달리해 만든 신종 마약. 국내에서는 미국·유럽 등지로부터 국제우편 등을 통해 반입돼 연예인이나 대학생들 사이에 널리 유포되고 있다. 투약한 뒤 머리를 흔들며 춤을 추면 극심한 환각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일명 '도리도리' 라고도 불린다. 최근들어 신촌·강남 일대 테크노바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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