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박근혜 생각해본 적 없다” 10분 뒤 “좋은 정치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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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7일 경북 구미 금오공대 청춘콘서트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7일 가는 곳마다 “대선에 출마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질문 공세는 안 교수가 오전 8시30분쯤 서울 여의도 자택을 나서는 순간부터 시작됐다.

 -서울시장 보선에 불출마하는 대신 대선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는데.

 “아휴, 가당치도 않죠. 사실 생각해볼 여유도 없고요.”

 -국민이 원한다면 출마할 수 있나.

 “에이, 무슨…. (국민이) 원하겠어요?”

 -일부 여론조사에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는데.

 “에이, 무슨…. 일시적인 거겠죠.”

 CBS 여론조사 등에서 안 원장이 43.2%의 지지율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40.6%)를 처음 앞서게 된 걸 거론하면서 기자들이 대선 출마에 관한 질문을 던졌으나 안 교수는 “에이” “무슨” 같은 말을 연발했다. 하지만 “정치의 꿈을 완전히 접은 것인가”라는 물음 앞에선 신중하면서도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출마 검토에서 불출마 선언까지) 5일이 거의 5년은 지난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뉴스에 나가지고…”라고 동문서답(東問西答)을 했다. 정계에 입문할 여지까지 완전히 닫아버리지는 않은 것이다.

 오후 7시 경북 구미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서 기자들과 만났을 때도 이런 입장이 계속됐다. 안 원장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원래 관심 없는 거 잘 아시잖아요”라고 답했다. 대선 출마에 대해서도 “서울시장 출마도 며칠 고민했는데 대통령을 아무나 하나요”라고 반문했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박원순 변호사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할 건가.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겠죠. 잘 되셔서 자기 소신대로 잘 펴기를 기대합니다.”

 -정치 활동은?

 “지금은 학교 활동에 전념해야죠.”

 그는 10여 분 뒤에 기자들을 다시 찾아와 “(아까)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나? 정치적인 말인 줄 알고 조심스러웠는데, 인간적으로 물어본 것이면 원칙 있고 좋은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정정했다.

 기자들이 “아까 ‘지금은’ 학교 활동에 전념한다’고 했는데 (정치할) 여지가 남아있느냐”고 묻자 그는 “지금은 생각이 없습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두 번이나 ‘지금은’ 이라는 단서를 달면서 장기적으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결국 안 원장이 자신에 대한 지지 여론 추이를 지켜보다 대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남궁욱 기자, 구미=이승필 jT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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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1962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5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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