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대치동에도 주거용 호텔 건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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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호텔 시설에 주거기능을 보강한 주거전용 호텔이 속속 선보인다.

요즘 1~6개월 단위의 외국인 장기 체류자들이 급속히 늘어나는 반면 국내에는 이들을 수용할 만한 주거시설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현재는 홍제동 스위스 그랜드호텔만이 1백가구를 장기체류자용 주거호텔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호텔은 값이 비싸고 식사.세탁 등과 관련한 비용부담이 만만찮은 것도 이같은 시설의 등장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무컨벤션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 뒷편에 짓고 있는 지하 5층, 지상 26층짜리 '디 갤러리아 스위트' 빌딩을 주거전용 호텔로 꾸며 내년 7월 문을 열 계획이다.

18평형짜리 원룸형에서부터 고급아파트와 다름없는 1백평 규모의 주거호텔 2백81가구를 만들되 호텔에 없는 주방시설과 세탁기.세척기 등을 객실마다 설치한다.

외국의 호텔 전문체인에 운영을 맡기고 소비자와는 월 단위로 사용계약을 할 계획이다.

지난해 서울 중구 소공동 옛 한일은행을 빌딩을 사들인 SGS컨테크는 이 건물을 외국인 장기체류자를 위한 서비스 아파트(Serviced Apartment)로 꾸미기 위해 현재 설계 중이다.

7~21층에 들어설 '센터포인트 타워' 는 스위트(Suite)룸 수준의 2백52실을 꾸미되 주방과 가전품을 넣어 아파트 기능을 살렸다.

SGS컨테크 김태진 기획실장은 "사업차 한국에 오는 외국인 장기체류자들이 호텔생활을 오래할 경우 피로함을 빨리 느낀다" 며 "따라서 주거기능을 완벽히 보완한 호텔이 필요한 실정" 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 시설을 외국회사에 통째로 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시설이용료가 호텔 스위트룸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업체들도 중.저가 호텔형 주거시설 건립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현대산업개발은 강남구 대치동 모델하우스 자리 1천평에 국내.외 장기체류자들을 위한 비즈니스 호텔을 세우기로 하고 설계안을 만들고 있다.

지상 24층으로 짓되 4백여객실 가운데 70%는 외국인을 수용키로 하고 외국 호텔체인과 제휴를 검토 중이다.

숙박료는 하루 10만원 안팎으로 정하고 사전예약제를 실시한다.

이 회사는 또 삼성동 로터리 5백50평 부지에 도심 비즈니스 콘도를 지어 내.외국인에게 중.저가로 임대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건물 안에 비즈니스 센터를 운영하고 세탁.식사 등 호텔식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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