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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석기자 시드니를 가다](3)황금알을 낳는 비즈니스

중앙일보

입력

본래 올림픽은 전세계 젊은이들이 모국의 명예를 위해 땀과 정열을 뿌리는 아마추어 정신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이 숭고한 축제가 언제부터인가 돈을 앞세워 ‘적자, 흑자’ 계산기를 두드리는 상업이벤트로 변해버렸다.

호주도 ‘환경올림픽’을 내세우긴 했지만 이면에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대회를 유치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지구촌이 보름넘게 들먹거리는 올림픽에 투자되는 돈, 시간, 인력 등은 가히 천문학적 숫자. 세계 각국이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의 폐막식에 등장했던 ‘자전거를 타는 거대한 캥거루’를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것이다. 당시 호주 원주민 춤, 구리빛 피부와 색동모자를 쓴 수상안전요원 등 호주 문화를 대표하는 것들이 다양하게 소개됐지만 자전거를 타고 올림픽 경기장을 가로지른 캥커루모습은 TV를 통해 전세계인의 가슴에 남았었다.

이 장면은 유명 이벤트 연출자인 릭 버치씨에 의해 만들어진 홍보이벤트로서 7분동안 시드니올림픽에 대한 강한 메시지 전달에 성공, 현재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지금 시드니의 달링하버 선착장에는 벌써부터 세계각국에서 몰려든 많은 관광객들로 매일 밤 북적거린다. 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것은 올림픽 축하 레이저쇼.

바다물을 안개처럼 뿜어대 해상스크린을 만들고 거기에 레이저를 쏘는 이 행사는 시드니의 대표적 관광명물로 자리를 잡았다.

시드니는 이미 빈방잡기가 힘들고 올림픽기간동안 모든 숙박시설은 예약을 마친 상태로 민박을 알아봐야 할 정도로 벌써부터 올림픽특수로 즐거운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올림픽위원회는 삼성, 코카콜라, IBM, 비자카드 등 국제스폰서 11개와 국내 후원사 등 모두 24개의 ‘팀 밀레니엄 올림픽 파트너’를 선정했고 이들이 내는 후원금만도 3억달러에 달한다.

세계굴지의 기업들이 올림픽 공식 스폰서가 되려고 줄을 이어 화제가 됐던 시드니올림픽에 호주정부의 투자도 14억5,000만달러이지만 이로 인한 경제창출은 40억달러에 달할 것이다.

올림픽 미디어담당 스콧 크레빈(32)씨는 “올림픽의 직접적 경제이익은 작은것(?)이지만 9만명의 고용창출효과와 관광객 증대로 미래에 발생되는 이익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그래서 글로발기업들이 올림픽에서 홍보에 열을 올린다”라고 말했다.

전세계 35억 인구가 TV를 통해 올림픽을 시청하는 광고효과는 어느 스포츠행사도 비교할 수 없기에 ‘돈을 싸들고’라도 줄을 선다는 분석이다.

9만명의 고용창출은 호주의 실업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되고 경기장 건설 등 유관산업의 발전은 호주경제발전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래서 호주관관청은 LA를 비롯해 전세계 13군데 대도시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올림픽 관광객을 끌어모으기에 바쁘다. 호주관광청은 올림픽의 부수효과로 2004년까지 호주를 찾을 관광객이 뿌릴 돈이 36∼3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는 올림픽은 모두 흑자만 낸 것은 아니다.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은 대표적인 적자올림픽이란 오명을 뒤집어쓴 바있다.

그러나 호주는 지금까지 ‘가장 돈을 많이 벌었다’는 84년 LA올림픽을 능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며 결과는 승전일 것이다.

이제 올림픽까지는 5개월. 시드니는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제전 D데이를 향해 힘차게 달음질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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