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미 프로야구에 아시아 바람

중앙일보

입력

미국인들이 가장 즐기는 운동경기의 하나인 프로야구에 아시아의 황색바람이 불고 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날 `미국의 소일거리에 아시아의 향취를 더하는 투수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메이저 리그 활약상을 하나의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특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구원투수 김병현(21) 선수에 대해 `진짜 대단한 물건'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신문은 "그가 하는 것이라곤 공던지기와 잠밖에 없다"는 구단 관계자의 말과 함께 김 선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고 그가 틈만 나면 아무 데서나 잠에떨어지지만 일단 마운드에 오르면 지구의 정반대쪽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독특한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상대 선수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박찬호 선수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조진호 선수도한국 출신이며 이밖에 일본 출신으로는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이라부 히데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노모 히데오, 시애틀 매리너스의 사사키 가쓰히로,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하세가와 히게요시 등이 메이저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백스의 버크 쇼월터 감독은 "그들이 이 달에 향취를 발산한 선수들로 보인다"며 이들이 모두 투수임을 가리켜 "특히 메이저 리그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에 비춰 그들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출신 영입에 적극적인 레드삭스는 산하의 트리플A 팀에 한국의 이상훈과 김선우, 일본의 오카 도모를 확보해 놓고 있으며 올해 29살인 이 선수와는 2년간 335만달러에 계약했다.

아시아계 투수들은 그동안 컨트롤이 트레이드 마크였지만 점점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가 늘고 있으며 변화가 심한 슬라이드를 던지는 언더핸드인 김 선수의 빠른공은 시속 144㎞를 넘는다.

김 선수는 캑터스리그에서 거둔 아웃 32개 가운데 24개가 삼진 아웃이었고 지난해 메이저 리그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할 때에는 마이크 피아자를 삼진으로 물리치는등 뉴욕 메츠의 거포들을 간단히 요리했다.

타임스는 태권도 유단자인 김 선수가 종종 태권도 자세로 항의하는 바람에 종종심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적도 있지만 영어와 미국, 특히 서부를 빠른 속도로 배우고 있다고 말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스탠드 바이 유어 맨'이라는팝송"이라는 김 선수의 말을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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