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허술한 회사 아니다 SW 개발인력 2만 … 문제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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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이 (정보기술 업계에) 가장 중요한 시기다.”

 삼성전자 최지성(60·사진) 대표이사 부회장은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전시회(IFA) 2011’ 개막식 참석에 앞서 1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사업영역 간 융합이 진행되면서 불확실성은 더 심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기간이 지나면 “정보기술(IT) 업계의 지도를 새로 그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부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를 통합하는 역량으로, 하나만 잘 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 ‘구글은 검색엔진, MS는 윈도,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등의 사업 구분은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그는 “모바일·웹 중심 IT 변혁은 도약의 기회”라며 “삼성전자는 이미 확보한 강력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핵심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사업 역량을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최 부회장은 “진짜 한마디만 하라면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하고 싶다”며 “삼성은 그렇게 허술한 회사가 아니다. 사내에 소프트웨어 개발인력만 2만 명에 달하고 리눅스 기반 모바일 운영체제인 리모를 개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 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당장 리눅스나 클라우드 등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줄이면 이익은 지금보다 두 배가량 커질 수 있겠지만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연구개발을 게을리할 순 없다”며 “우린 그만큼 미래를 준비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애플과의 특허전쟁에 대해서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최 부회장은 “가장 큰 고객사라서 뭐라 말하기 힘들다”며 “지금의 상황은 삼성이 스마트폰 세계 1등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에둘러 말했다. 휼렛패커드(HP)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웹 운영체제(OS)’ 인수설에 대해 그는 “살 계획은 없다. 유행처럼 떴다가 조용해지는 그런 것은 원치 않는다. 하지만 어느 회사건 좋은 매물이 있으면 산다. 우리가 안 사면 경쟁사가 살 텐데 당연히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를린=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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