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도 중요하지만 하드웨어가 탐이 났다.”
에릭 슈밋(사진) 구글 회장이 1일(현지시간) 휴대전화 단말기 생산업체인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진짜 속내를 털어놓았다.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 콘퍼런스인 ‘드림포스’에서 세일즈포스닷컴 최고경영자(CEO) 마크 베니오프와 한 대담에서다.
그는 “(모토로라 인수가) 단지 특허 때문만은 아니다. 모토로라 브랜드와 기술자, 생산 구조를 사용하는 생산라인을 확보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 목적으로 ‘하드웨어 확보’를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슈밋 회장은 또 “모토로라 개발팀이 앞으로 환상적인 기기를 내놓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영역을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달 15일 125억 달러에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며 “특허 확보와 안드로이드 진영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대만 HTC와 같은 협력업체는 “구글의 결단과 헌신을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내심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소프트웨어 강자인 구글이 하드웨어까지 보유하면 언제라도 협력자에서 경쟁자로 돌변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한편 슈밋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를 “최근 50년 내 최고 CEO”라고 칭송했다. 그는 “애플의 혁신으로 우리 모두가 혜택을 보았다. 애플 이사회의 일원이었던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