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무역수지 흑자 전달보다 55억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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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7월 사상 최대치(63억 달러)를 기록했던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한 달 만에 8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8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1% 증가한 463억8400만 달러, 수입은 29.2% 늘어난 455억63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는 8억2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7월에 비해 55억 달러가량 줄어든 것이며 지난해 8월(12억600만 달러) 이후 가장 가장 적다.

 수출은 지역과 품목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전년 동월 대비 -5.9%), 유럽(7%)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이 주춤한 반면, 일본(30.9%), 아세안(26.9%), 중국(16.5%) 지역에선 증가세를 유지했다. 또 석유제품(84.5%), 선박(77.5%), 자동차(32.5%)가 호조를 보였지만 반도체(-14.1%), 액정디바이스(-21.5%)는 부진했다.

 지난달 무역흑자 폭이 크게 준 건 무엇보다 계절적 요인이 크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이 휴가가 몰린 8월을 피해 7월에 수출을 미리 당겨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7고(高) 8저(低)’ 현상이다. 정부는 또 수출 증가율이 여전히 높아 해외 수요 위축을 말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차관은 이날 “9월에는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면서 20억 달러 수준의 흑자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편에선 재정위기 영향권인 선진국으로의 수출에서 이상신호가 나타나고 주력 품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부문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등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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