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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혹한 400m … 19세 제임스 역전 드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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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 우사인 볼트 등 기존 스타들은 부진했지만 새로운 별들이 뜨고 있다.

10대 키라니 제임스(19·그레나다)가 가장 돋보인다. ‘육상에서 가장 가혹(toughest)하다’는 남자 400m의 역대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마지막 10m를 남기고 2008년 올림픽과 2009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라숀 메릿(25·미국)을 따라잡은 드라마틱한 우승이었다. “마지막 50m는 기도하며 뛴다”는 400m의 전설 마이클 존슨(미국)의 말을 되새겨 보면 제임스의 막판 질주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제임스는 역대 가장 짧은 시간에 세계선수권 ‘트리플 크라운’(유스·주니어·시니어 우승)을 달성했다. 2009년 유스, 2010년 주니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뛴 성인대회인 대구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인구 9만 명에 불과한 서인도제도의 작은 나라 그레나다에 세계선수권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 국가 영웅이 됐다.

여자 7종 경기의 타티야나 체르노바(23·러시아)는 2009년부터 모든 대회를 휩쓴 제시카 에니스(25·영국)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철녀(鐵女)로 등극했다. 필드와 트랙에서 고루 재능을 보인 체르노바는 개인 최고이자 올 시즌 최고 점수(6880점)로 우승했다. 10종 경기 선수였던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다. 뛰어난 체격조건(1m89㎝·63㎏)을 잘 활용한다.

남자 800m의 세계 기록(1분41초01) 보유자인 다비드 레쿠타 루디샤(23·케냐)는 대구에서 800m 제왕 대관식을 치렀다. 2009년부터 매년 시즌 랭킹 1위에 올랐던 그는 2008년 올림픽과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 결승에 오르지 못한 메이저 대회 징크스를 이번에 깼다.

100m에서 우승한 요한 블레이크와 동갑내기인 이브라힘 제일란(에티오피아)도 이번 대회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제일란은 남자 1만m에서 우승 후보 모함메드 패러(28·영국)를 결승선 30m 앞에서 따라잡고 1위로 골인했다. 트랙 사상 최초로 대회 5연패에 도전했다가 부상으로 중도 포기한 팀 선배 케네니사 베켈레(29)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주목된다.

대구=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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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전설의 세대 교체

◆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특별취재팀=장치혁(팀장)·한용섭·허진우·김종력·오명철·김우철(이상 취재)·이호형·조문규(영상부문)

◆ 객원전문기자=김복주(한국체육대학교 교수)·백형훈(육상연맹 이사)·이영숙(안산시청 감독)·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이정호(한국체육대 교수)·이진택(전 높이뛰기대표 코치)·이진일(육상대표팀 중거리 코치)·박재명(대구시청)·지영준(코오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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