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퀸' 소찬휘 '록·테크노'로 컴백

중앙일보

입력

최근 4집 음반을 내고 활동을 재개한 소찬휘가 JOINS Music을 찾았다. 3집의 '보낼 수 밖에 없는 난' 이후 1년 반 만에 팬들 곁에 돌아온 그녀는 여전히 당차고 건강했다. 하지만 예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말투로 털어놓은 새 음반 이야기에는 단지 '노래 잘 하는 가수'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와 한 층 성숙해진 음악 철학이 진하게 배어있었다.

1996년 '헤어지는 기회'로 데뷔한 그녀는 가창력을 바탕으로 한 폭발적인 무대로 '라 이브'에 대한 댄스 팬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줬다. 이후 그녀의 카리스마는 1998년 '그녀와의 이별'로 데뷔한 김현정 등 보컬을 중시한 '록·댄스'형 여가수들이 등장할 수 있는 물꼬를 열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2집의 댄스곡 '현명한 선택' 이후 정통 록을 표방한 3집을 발표하며 제 색깔 찾기에 고심했었다. 그런 그녀가 오랜 침묵을 깨고 발표한 4집〈퍼스트 브릿지〉는 제목 그대로 록과 댄스의 강렬하지만 부드러운 조화를 음반의 주제로 내세웠다. 10곡 중 8곡을 그녀의 노래로 채웠던 3집과 달리 이번 음반에는 핑클의 '영원한 사랑'을 만든 주태영, '게임의 법칙'의 조성진, 'DOC와 춤을' '자존심'의 박해운 등 댄스에 강한 작곡자들이 대거 포진 그녀의 이런 작업을 도왔다.

타이틀 곡 '티어스'는 역시 소찬휘의 가창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곡. 4옥타브를 넘나드는 화려한 보컬을 서정적인 멜로디와 테크노 리듬에 실었다. 라이브로 펼쳐지는 그녀의 무대도 압권이다.

- 3집 활동 시절보다 훨씬 건강해 보인다.

"96년 데뷔 이후 3집까지 매년 한 장의 음반을 발표하고 라이브 무대를 고집하며 건강이 많이 상했었다. '현명한 선택'을 부를 땐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이틀 후 콘서트를 강행하기도 했다. 1년 반 정도의 휴식기간 동안 잘 먹고 잘 쉬고…건강해진게 당연하다."

- 록커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특이한 이름을 가졌는데, 본명인가?

"1집부터 사용한 예명이다. 본명은 김경희. 특이한 이름 때문에 데뷔 시절엔 중국계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강렬한 이미지 덕을 봤다."

- 새 음반에 대한 만족도는?

"70∼80% 정도다. 물론 어떤 환경에서도 완벽한 작업 결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음반에서도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이 원하는 음악 사이에서 최상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 댄스가 주였던 1·2집과 달리 3집에선 '보낼 수 없는 너'를 부르며 록커의 이미지를 내세웠었다. 하지만 이번 음반에선 다시 테크노, 하우스 등 댄스 장르에 치중했는데.

"지난 3집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직접 만들어서 발표한 실험적인 음반 이였지만 판매량은 2집에 못 미쳤었다. 이번 음반에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다시 댄스 음악을 표방한 것도 부분적으론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록'을 고집했던 예전과 달리 음악적 기호가 많이 변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프린스의 음악을 즐겨 듣고 있다."

- 이번 음반에서도 가창력이 특히 돋보인다. 어렸을 때 부터 노래에 재능이 있었나?

"어린 시절에는 노래보다 춤에 자신 있었다. 쇼 프로 댄서들의 춤을 곧잘 따라 하곤 했다. 고등학교 시절 기타 학원에서 음악을 접하며 특히 록을 좋아하게 됐다. 노래를 시작한 후 가는 목소리 때문에 과연 가수가 될 수 있겠느냐는 주위의 우려도 컸다. 하지만 부단한 연습으로 현재의 목소리를 갖게 됐다."

- 타이틀 곡인 '티어스'는 빠른 템포의 테크노·록이다. 라이브와 댄스를 병행하며 어려움이 클 텐데.

"첫 방송 이후 춤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있었다. 물론 4옥타브를 넘나드는 곡을 노래하며 춤과 표정관리까지 병행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노래에 맞춰 자연스럽게 생기는 감정과 흥을 '춤'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라이브다."

- 지난 해 경기대학 영상 매체학부에 입학했다. 공부와 병행해서 음악 활동을 펼치는 건가?

"현재 휴학 중이다.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어렵게 들어간 학교라 아쉬움도 크지만 당분간 음악 활동에만 전념할 생각이다. 사실 오랜만에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가 단체생활을 경험하며 당혹함을 느낀 순간도 많았고, 학점도 걱정이다."

- 정통 록 발라드곡인 '일락엽'에서 김경호씨와 함께 노래했다. 다른 곡의 코러스에서도 역시 김경호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함께 작업하게 된 계기는?

"예전 소속사에서 함께 활동하며 알게 됐고 콘서트에 초대가수로 출연하며 친분을 쌓았다. 무엇보다 뛰어난 가창력때문에 이번 음반에서도 함께 노래하게 됐다. 김경호씨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결혼에 대해 생각할 나이인데.

"2∼3년 전부터 결혼에 대한 생각은 있었지만 아직 인연을 찾지 못했다. 4집 활동을 시작하고 사랑에 눈 돌릴 여유조차 없지만, 문득문득 외로움을 느낄 때마다 결혼하고 싶어진다."

- 4집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음반 작업은 정말 고통의 연속이다. 특히 이번 음반에는 어려운 노래가 많았다. 신경질적인 상태에서 고음 처리에 강한 내 성격을 너무나 잘 아는 프로듀서의 끊임 없는 '약올림'도 견디기 힘들었다."

- 콘서트 계획이 있다면 알려달라.

"오랜만에 팬들 앞에 나선 이상 당분간은 음반 홍보와 방송 활동에 치중할 생각이다. 본격적인 콘서트는 초여름 경에 열 계획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