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시니 '모세' 국내 초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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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튼 헤스턴 주연의 영화 '십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 로 널리 알려진 모세의 이집트 탈출 이야기가 오페라 무대에 오른다.

글로리아 오페라단(단장 양수화)이 오는 5월 18~24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로시니의 오페라 '모세' 를 국내 초연한다.

뉴욕시티오페라단 음악감독을 역임한 마크 깁슨의 지휘로 뉴서울필하모닉이 반주를 맡고 중견 연출가 장수동씨가 무대를 이끈다.

1818년 3월5일 나폴리에서 초연된 성서 오페라 '이집트의 모세' 는 1827년 더 웅장하고 화려하게 고쳐져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모세와 파라오, 또는 홍해의 횡단'으로 상연됐다.

이번 공연은 1827년판의 이탈리아어 가사에 한글 자막을 사용한다.

이 작품은 로시니의 '윌리엄 텔', 베르디의 '나부코' 처럼 압제받는 민족을 구하는 영웅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민족주의 오페라다.

1935년 로마에서 열린 히틀러 환영 축하공연에서 무솔리니는 히틀러가 유대인을 싫어했다는 사실을 잊고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유대인 미리암의 딸 아네스와 파라오의 아들 아메노피는 민족간의 갈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랑에 빠진다. 이들의 애틋한 사랑은 이집트.이스라엘의 민족 갈등과 함께 오페라 줄거리의 큰 축을 이룬다. 약속을 어긴 파라오에 대한 복수로 칠흑같은 어둠으로 뒤덮힌 이집트에 모세가 빛을 회복시키는 장면은 하이든의 '천지창조' 를 방불케 한다.

주역 가수들의 아리아보다 중창, 합창이 부각되는 이 작품은 하늘과 땅과 바다를 넘나드는 3차원의 입체 무대에다 많은 출연진이 필요한 그랜드 오페라여서 보통 오라토리오나 콘서트 형식의 오페라로 연주된다.

홍해 앞에서 기도를 올리는 모세의 아리아 '하늘에 계신 아버지여' 가 가장 유명한 곡이다.

모세 역에 베이스 김요한·유지호·남완, 아나이데 역에 소프라노 김인혜·최성숙·신주련·길한나, 아메노피(파라오의 아들)역에 테너 김종호·조성환·김경·이강호·파라오 역에 바리톤 김진섭·박경준 등이 주역가수로 활약한다.

02-543-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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