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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이트 '일인자'는 누구인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잇따라 발표되는 인터넷 사이트 순위평가를 놓고 인터넷 비즈니스 업계가 화끈 달아오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터넷 사이트 순위를 측정하는 알렉사 닷컴과 국내의 인터넷 메트릭스, 코리아 메트릭스 등이 최근 순위 평가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국내 포털 1위 다툼을 벌이는 야후 코리아와 다음이 그 결과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인터넷 측정 서비스 자체가 아직 이렇다 할 업계 표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신뢰성과 측정기준을 놓고 업체간 순위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 1라운드, 알렉사 닷컴

알렉사 닷컴이 최근 주목 받는 이유는 50만 명의 알렉사 이용자들의 로그파일을 분석해 페이지 뷰 기준으로 전세계 사이트 순위를 발표하기 때문.

1996년 설립돼 50만명 이라는 대규모 다국적 표본을 무기로 매월 발표되는 알렉사 닷컴의 순위가 최근 국내 주요 일간지에 소개되면서 포털 업체의 순위논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알렉사 닷컴은 3월 순위를 발표하면서 국내 1위 인터넷 사이트로 다음(www.daum.net)을 2위로는 야후 코리아(kr.yahoo.com)를 꼽았다. 이 자료가 비중있게 인용되자 야후 코리아 측에서는 즉각 해명 자료를 통해 알렉사 닷컴에 치명적 오류가 있음을 주장하고 나섰다.

즉 야후 코리아가 지난 1월부터 개인 맞춤 서비스를 글로벌로 연동시키기 위해 도메인명을 www.yahoo.kr과 kr.yahoo.com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하면서 알렉사 닷컴은 야후 코리아 서비스 일부를 줄곧 야후 미국 서비스로 분류 집계하는 기술적 오류를 범했다는 것.

실제로 이 두 사이트를 합계한 야후 코리아의 3월 총 페이지 뷰는 약 9억9천7백만으로 집계돼 다음의 5억4천7백만에 비해 월등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문제는 기술적 오류를 떠나 알렉사 닷컴의 순위측정 방식 자체에 오류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터넷 메트릭스 이상경 사장은 “알렉사 닷컴의 평가를 분석해 보면 50만명의 알렉스 이용자들은 인터넷의 일반 이용자가 아닌 헤비 유저에 속한다”며 “인터넷 측정에는 표본 추출이 중요한데 알렉사 닷컴은 인터넷 사용자 스스로가 사이트 평가에 지원하는 ‘자기선택(Self Selection) 방식’이어서 결과가 충분히 왜곡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제 2라운드, 국내 인터넷 순위평가

국내에서 인터넷 측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메트릭스(www.internetmetrix.com)와 코리아 메트릭스(www.koreametrix.com)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인터넷 업체의 순위를 제시했다.

인터넷 메트릭스는 야후 코리아가 유일 방문자수(Unique Visitor) 기준으로 다음사이트를 앞지른 반면, 페이지 뷰(Pageview)를 기준으로는 다음 사이트가 야후 코리아 사이트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코리아 메트릭스는 4월 10일 주간 집계에서 다음이 야후 코리아에 비해 페이지 뷰가 높다고 밝혔다.

코리아 메트릭스의 김준현 사장은 “현재 활동중인 2천4백여 패널들의 로그파일을 분석한 결과 6주째 다음이 페이지 뷰에서 야후 코리아를 앞서고 있다”며 “인터넷 업체에서는 페이지 뷰가 광고와의 상관관계가 깊기 때문에 유일방문자수 보다도 의미 있는 수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야후 코리아 관계자는 “이미 일부 업체에서 발표하는 인터넷 측정 자료가 측정기준이나 패널구성 등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되고 있어 야후 코리아는 이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제 3라운드, 국제 공인

인터넷 업계간 순위논쟁은 결국 해외의 공인 기관을 통해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900만 회원 규모를 자랑하는 다음은 일일 페이지 뷰가 3,600만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 받기 위해 이달중 미국 ABC협회 산하 기관인 ABVS(www.accessabvs.com 웹 사이트 전문 공인기관)에 등록할 예정이다.

ABVS(Audit Bureau of Verification Services, Inc.)는 인터넷 사이트 등 뉴미디어에 대한 부수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다음측은 “글로벌 전략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국내 인증보다는 공신력 높은 ABVS를 선택하게 되었다”며 “이미 지난해 말 공인작업을 받기 위해 ABVS 측정기준에 맞게 모든 페이지뷰 집계 기준을 전면 수정한 상태”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야후 코리아가 99년 4월부터 ABVS의 검증 서비스를 받고있는 상태이기에 양측의 순위 논쟁은 시간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등록에서 서비스 준비, 검증, 결과 산출에 이르기까지 약 1년여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객관적 판정이 나오기까지 일부 업체의 순위평가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1등이 ‘서비스 최고’는 아니다

이처럼 인터넷 순위를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펼치는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과학적인 측정을 통해 순위를 가린다고 하지만 정작 중요한 고객 만족과 서비스 질은 측정되지 않기에 순위 다툼보다는 오히려 누가 더 고객 지향적이고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할지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부 검증되지 않은 평가 순위가 여과 없이 전달되거나, 패널 구성시 인터넷 이용자의 대표성을 상실하는 등 인터넷 측정 서비스 자체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순위 측정이 예민한 사안임을 고려해 정확한 패널 선정과 측정의 객관적인 방법론을 업계 스스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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