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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투자 잘못해 발목 잡힌 버핏 ‘BYD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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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과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전 회장을 합쳐 놓은 인물.”

 중국 최대 배터리·전기차 회사 BYD(비야디·比亞迪) 창업자 왕촨푸(王傳福·45) 회장에 대한 찬사다. 워런 버핏(Warren Buffett·사진)과 함께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끌고 있는 찰리 멍거 부회장이 포춘지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버핏은 금융위기가 불거지기 시작한 2008년 9월 BYD의 지분 10%를 사들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왕 회장은 1995년 맨주먹으로 BYD를 창업해 일본 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충전지 시장에서 독자기술로 10년 만에 세계 2위로 만든 중국 기술의 자존심이었다. 버핏의 투자 후 BYD 주가는 1년 만에 10배 올랐다. 버핏의 지원이란 날개를 단 BYD는 2009년 중국 최초의 전기자동차를 선보이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2009년 전기차 E6와 하이브리드카 F3DM을 중국시장에 내놓았지만 그동안 판 건 480대가 고작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엄청난 개발비가 들어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바닥을 기자 BYD의 실적도 곤두박질했다. 22일엔 올 상반기 순이익이 2억7500만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63%나 줄었다는 성적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실적을 따라 주가도 추락했다. 23일 홍콩시장에선 하루에 14%가 빠지면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그렇지만 BYD에 대한 버핏의 애정은 아직 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멍거 부회장은 BYD 주식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끝까지 가져갈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월가에선 BYD 주가가 더 떨어지면 아예 버핏이 인수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현재 BYD 시가총액은 81억 달러에 불과해 버핏의 ‘코끼리 사냥총(기업 사냥에 빗댄 말)’의 사정권 안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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