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신 프로젝트]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수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9면

“서로 다른 등비수열의 안 닮은 꼴 유형은 지난해 수능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출제될 가능성이 높죠.” 수리영역 무한등비급수 단원에 대한 이투스 정승제 강사의 거침 없는 설명에 학생들의 눈빛이 진지해졌다. 1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정 강사 연구실에서는 중앙일보가 진행하는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수리영역 수업이 한창이었다.

설승은 기자
김경록 기자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수리 영역을 맡은 정승제 강사는 “4점 문제를 풀려면 기출 문제 분석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김경록 기자]

수리영역 수업은 ‘수능 1개 등급 올리기’의 다른 과목과 달리 특별한 주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수리 영역 1등급 만들기’다. 1등급을 결정하는 4점짜리 고난도 문제를 공략한다. 수업 참가자는 수리영역 2~3등급 학생들이다. 이들은 문·이과로 나뉘어 1등급으로 가는 데 걸림돌이 됐던 4점짜리 문항을 정복하겠다는 목표로 수업에 임하고 있다.

재수생 김태민(19·경기도 안산시)씨는 왕복 4시간이나 걸려 수업에 참석한다. 김씨는 고3 시절 많은 문과생이 그러하듯 수리영역을 포기하고 나머지 과목에만 집중해 공부했다. 하지만 ‘더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재수를 결심하고 수리 공부를 시작했다. 김씨는 “이번이 아니면 수리를 잡을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굳은 각오로 먼 거리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업에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2등급인 수리영역을 수능 때는 꼭 1등급으로 올리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김유진(서울 중경고 3)양은 이 수업을 통해 4점 문항에 조금씩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정 강사의 꼼꼼한 설명과 유형 분석 덕이다. 정 강사는 어려운 문제는 두 번 이상 반복해 설명하고 학생들의 이해도를 점검한 뒤 다음 문제로 넘어간다. “예전에는 4점짜리 문제는 아예 풀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 김양은 “막막하기만 했던 4점 문제를 반복해 보니까 패턴이 보이기 시작해 자신감이 생겼다”며 만족해했다.

수능 1개 등급 올리기는 중앙일보가 진행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공부의 신(공신)’ 프로젝트의 하나다. 수업은 무료로 진행되며, 경제적 소외 계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참가자를 선발했다.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아 혼자 힘으로 재수를 하고 있는 유빈(19·서울 노원구)씨에게 이 수업은 희망이다. 유씨는 올 4월부터 진행된 공신 3기 대학생 멘토링에도 참여해 6월 모의평가에서 3점짜리 문제를 다 맞혔다. 하지만 난관에 부딪혔다. “4점짜리만 남더라고요. 한계였어요. 어디서 도움을 얻어야 할지 막막했는데 이 수업을 듣게 됐어요.” 유씨는 “감히 풀 엄두도 못 냈던 최고난도 문제가 하나 둘 풀리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수업은 유형별 문제풀이로 진행된다. 정 강사는 개념정리와 기출문제 분석에도 충실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학생들은 해당 단원의 개념을 다룬 정 강사의 인터넷 강의를 미리 듣고 수업에 참여한다. 수업이 끝나면 숙제가 주어진다. 강의마다 한 단원씩 진도를 나가기 때문에 양이 만만치 않다. 정 강사는 “수업에 처음 왔을 때 문과 학생들의 경우 기출문제 분석도 제대로 돼있지 않았다”며 “4점 문항 공략을 위한 기초 체력을 다지게 하려고 숙제를 엄청나게 내줬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저마다 꼼꼼히 풀어온 숙제를 정 강사 앞에 나란히 펼쳐 보인다. 정 강사는 “숙제를 두 번 해오지 않으면 수업을 들을 수 없게 하겠다”는 애정 어린 으름장을 놓기도 하며 “개념과 기출문제 분석으로 기초를 튼튼히 하고 여기에 유형풀이를 더하면 4점 문항도 거뜬하다”고 학생들을 독려했다.

정 강사의 조언은 김민규(20·경기도 고양시)씨의 공부방법을 바꿨다. 세 번째로 수능에 도전하고 있다는 김씨는 “그동안 무작정 문제만 풀면서 점수가 오르길 기대했었다”며 “선생님의 조언대로 개념 공부를 병행하니 내 약점까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씨는 “요즘 4점짜리 문제가 부쩍 잘 풀린다”며 “1등급을 받아 한양대 공대에 꼭 합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수업은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

정승제 강사가 조언하는 ‘4점짜리 문제 공략법’

●개념과 기출문제 분석이 먼저다

답은 의외로 쉬운 데 있다. 4점짜리는 기본 개념이 탄탄한 상태에서 접근해야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저절로 풀리는 문제는 없다. 스스로 부딪혀 봐라

4점짜리 문제는 1등급 학생들도 어려워한다. 두려움을 버리고 도전해라. 자신감을 갖고 고민하며 문제를 풀어봐라.

●EBS문제와 기출문제의 공통된 부분을 찾아라

EBS 연계 출제는 기출문제와 겹칠 확률이 높다. 기출문제에 좀 더 무게를 두고 EBS와 균형을 맞춰 공부해라.

‘수능 1개 등급 올리려면, 지금 하세요’

●상위권(1등급): 고난도 문제를 공략해야 한다. 오래 걸리더라도 해답지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을 해라.

●중상위권(2~3등급): 5년치 기출문제 분석해라. 어떻게 문제가 출제 됐는지 소단원별로 인지해라.

●하위권(4등급 이하): 늦지 않았다. 개념 정리를 다시 해라. 자기가 갖고 있는 친숙한 교재를 사용하자. 친구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개념 정리를 하면 1개 등급이 아니라 2~3개 등급을 올릴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