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 직접 투자에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약 30조원의 자금을 주식에 직접 투자해 2.28%의 수익을 냈다.
이는 시장 수익률(코스피 누적)인 2.42%에도 못 미치는 성과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직접 운용에서 반기 말 기준으로 시장 수익률을 밑도는 성적을 기록한 것은 최근 3년 동안 처음이다. 2009년에는 한 해 동안 직접 운용 누적 수익률 58.65%를 달성해 코스피 상승률인 49.65%를 압도하기도 했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우량주에 장기 투자를 하기 때문에 시장 수익률을 이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며 “6월께 일부 대형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 일시적으로 상대 수익이 저조했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늦어도 2050년대 안에 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고, 연금 수익을 1% 올리면 고갈 시점을 10년가량 연기할 수 있는 상황에서 주식 투자로 코스피보다 저조한 수익을 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펀드매니저는 “업계에서 ‘갑(甲) 중의 갑’으로 행세하면서 자체 수익률이 시장에도 못 미쳐 아쉽다. 기존 주도주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금융 등이 모두 폭락해 이달 성과도 걱정이다”고 말했다.
특히 느슨해진 기강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최근 주식운용실장 등 핵심 보직자를 바꾼 것도 부담이 된다. 국민연금은 17일 주식운용실장에 운영목 전 채권운용실장을 선임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조직이 불안정해진 것이 하필이면 증시 변동성이 매우 큰 때여서 문제”라며 “또 채권을 운용하던 직원이 주식을 잘 운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