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이르면 오늘 러시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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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임박했다고 국정원이 19일 밝혔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에서 “ 방문이 임박했다”고 말했다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사인 황진하·최재성 의원이 전했다.

이와 관련, 정부 소식통은 “이르면 20일 김정일이 러시아로 떠날 것으로 안다”며 “현재 북·러 국경지역과 김정일 특별열차의 이동경로에 호위총국 요원들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일은 모스크바가 아닌 러시아 동북지역 도시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우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만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정일(얼굴)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정일은 2002년 8월 러시아를 방문했었다. 9년 만의 북·러 정상회담이다. 두 정상은 북한을 경유해 한국까지 오는 러시아 천연가스관 부설을 위한 3국 협력,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연결하는 문제 등 경협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낸 광복절 축하 전문에서 이례적으로 “가스화와 에너지·철도 건설 분야 호상 관심사에 대한 협조를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북한에 밀가루 5만t을 지원 했다.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은 “ 러시아가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 대북 목소리를 키우고자 한다”며 “김정일도 경제지원은 물론 셋째 아들 김정은으로의 승계 지지를 이끌어 내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일은 2000년 7월 평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했으며 이듬해 7월 모스크바에서, 2002년 8월에는 극동지역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각각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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