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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에도 '명품관' 붐

중앙일보

입력

재래시장에 '명품관' 바람이 불고 있다.

두산타워.거평프레야.밀리오레 등 동대문 일대 재래상가들이 명품관을 앞다퉈 만들고 있다.

명품관이란 백화점 등에서 외국 유명 브랜드나 국산품 중에서도 값이 비싸고 품질이 고급인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재래시장이 차별화에 나서면서 이를 본뜬 것이다.

두산타워는 지하 1층에 영캐주얼을 파는 40개의 명품관 매장 '두체' (DOOCHE)를 연 데 이어 지난달에는 지상 1층에 '특화존' 이란 숙녀정장 명품매장 10곳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유명 디자이너들의 가게가 많다.

'앙팡테리블' 브랜드로 아방가르드 패션몰을 주도했던 양윤지(49)씨가 여기에 매장을 열었다.

프랑스 패션스쿨을 수료하고 대기업과 동대문시장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정미경(40)씨의 매장도 있다.

입점자의 대부분이 디자인을 전공하고 외국 유명 패션전문기관을 수료했거나 국내 유명브랜드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디자이너들이다.

가격은 일반매장에 비해 10% 이상 비싼 편이다.

두산타워 이계하 팀장은 "두타옷은 '시장옷' 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데 명품관이 한몫 하고 있다" 며 "상가 전체 제품의 질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고 말했다.

거평프레야는 2층에 특화매장 'F-DMZ' 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여성정장과 캐주얼을 취급한다.

35개 매장의 주인들이 대부분 지명도가 높은 디자이너들이다. 대기업 출신.유학파.방송국 스타일리스트 등 경력도 다양하다.

거평프레야는 디자이너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일반고객보다는 개성을 중시하고 튀는 것을 좋아하는 층에 맞는 상품을 내놓는다. 때문에 어느 매장보다도 청소년층이 많은 편이다. 제품가격은 일반매장에 비해 별로 비싸지 않다.

김진태 실장은 "어차피 시장가격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특화매장이라고 값을 일반매장보다 너무 비싸게 할 수 없다" 며 "특화매장에 대해서는 임대보증금 3백만원을 면제해주는 등 실력있는 디자이너 유치에 힘 쓰고 있다" 고 말했다.

밀리오레는 3층에 디자이너 브랜드 매장을 꾸며놓았다. 갸니마루.체리파이.줄루아.오쥬 등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1백개를 입점시켜 다른 층의 매장과 차별된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여성 정장과 캐쥬얼 등을 주로 취급하고 있으며 가격대는 5~10% 비싼 편이다.

밀리오레 측은 이들에게 각종 해외 패션박람회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참여를 권유한다. 디자이너 브랜드 매장 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두산타워 배상조 상무는 "패션 유통업계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뛰어난 디자인으로 승부해야 한다" 며 "특화매장을 통해 디자인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팔아 백화점 상품을 능가하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 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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