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제조업 소외 극심..인력.자금난으로 위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 제조업체들이 국내 정보통신.소프트웨어 서비스 관련 업체들 뿐 아니라 미국의 제조업체에 비해서도 저평가돼 있는 등 소외현상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의 원동력이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제조업이 인력부족,창업부진에다 자금난마저 겪고 있어 자칫 도산과 실업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주장이 제기됐다.

10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제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지적하고 제조업체들도 주주와 근로자를 중시하는 경영방식을 채택하고 제조업의 비교우위를 살리는 방향으로 디지털화에 대응해야 하며 아울러 제조업과 정보화산업이동반 발전하도록 자금과 인력,물자 등이 균형배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이 지난달 15일을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의 제조업과 정보통신 관련 기업주가수익배율(PER)을 조사한 결과 국내 제조업체의 평균PER는 11.3인데 비해 정보통신 관련 업체들은 무려 355.4나 됐다.

이에 비해 미국 제조업체들과 정보통신 관련업체들은 각각 21.7과 79.7로 조사돼 국내 제조업체는 미국 제조업체에 비해서도 저평가돼 있으며 제조업과 정보통신관련업체의 격차는 국내업체가 미국업체에 비해 훨씬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PER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1주당 순이익보다 몇배나 비싼 값으로 거래되는지를보여주는 지표이다.

또한 노동부의 산업별 인력부족 사업체 비율조사에서 제조업이 19.9%로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하고 창업추세도 지난해 1월의 경우 제조업이전체 신설기업의 29.4%였으나 지난해말에는 25%로 하락했다.

이같은 제조업 소외현상은 곧바로 기업들의 자금난으로 이어져 제조업체들의 경우 올 1월과 2월의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실적이 작년 동기에 비해 75.1%나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이들의 간접금융 의존도가 심화돼 모처럼 안정기조를 보이고 있는금리의 상승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됐다.

또한 제조업체 대부분이 대규모 가공조립산업으로 광범위한 산업연관효과가 있어 고용유발효과도 큰 만큼 제조업 약화는 부품.소재 등 관련산업의 약화로 이어져구조적 실업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수출의 80% 이상을 제조업이 담당하고 있는데다 메모리반도체와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자동차 등 국가전략 수출품목들도 대부분 제조업인 점을 감안하면 제조업 약화는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그러나 현재 제조업이 저평가돼있는 것은 막대한 유상증자로 주식시장의 수급불균형을 야기시키고 투자자관리(IR)활동을 소홀히 해 대규모 수익이 주가로연결되지 못한데다 디지털혁명의 큰 흐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등 제조업체들이 주주와 사원의 이익을 중시하지 않은 경영을 해온데 주된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인력유출을 막기 위해 주식매입선택권(스톡옵션)과 성과급 등 각종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주주의 이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경영체질을개선해야 하며 제조 노하우를 표준화.시스템화해 비교우위 능력을 유지해 나가는 한편 인공지능 자동차나 전자제품 등 고부가가치형 제조업으로 한차원 높은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벤처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제조업과 정보화산업의 융합도 모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