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쑥스러운 1승 김호 수원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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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말리는 승부차기 끝에 2000년 대한화재컵리그에서 첫 승을 따낸 김 호 수원 삼성감독이 모처럼 밝게 웃었다.

지난 해 4관왕으로 국내 최강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않게 지난 주까지 2게임을 잃어 체면이 크게 깎였던 김호 감독은 "지도자생활 중 가장 힘겨운 시기"라며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김호 감독의 고심은 안양 LG와의 원정경기에 내세운 `베스트 11' 명단에서도 나타났다. 황선홍, 서정원, 이기형 등이 부상, 전날에야 어렵게 선발명단을 확정했다는 그는 그동안 플레이메이커로서 제 몫을 못한 루츠(루마니아)를 빼고 장지현을 투입해새로운 분위기에서 경기를 풀어 나갔다.

그러나 결과는 연장전을 포함, 120분간 경기를 치르고도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물론 상대 팀도 사정은 마찬가지. "새로 보강한 용병들이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지 못해 힘든 경기를 해왔다"고 분석한 김 감독은 "앞으로는 루츠, 하리를 후반에 투입해 서서히 국내리그에 적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모처럼 승리한 수원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나갔으나 남은 경기 역시수월치않을 듯 하다.

고종수가 아시안컵 지역예선(4.5-9, 잠실) 대표팀에 차출되고 황선홍과 `날쌘돌이' 서정원도 4월 중순에야 제 컨디션을 찾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최대 용병으로 꼽혔던 루츠도 이따금 "고향으로 가고 싶다"며 향수병증세를 보이고 있어 김 감독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김 감독은 그러나 "선수들이 지난 해 연이은 우승이후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다"며 "신인선수들을 대폭 기용해 분위기를 바꿔 새로운 시작하는 기분으로 팀 분위기를 추스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창원=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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