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축구] 골키퍼 김태진의 어이없는 실수

중앙일보

입력

골이 얼마나 더 터질까 기대하며 동대문운동장에 모인 관중들은 후반 30분께 골키퍼 김태진의 어이없는 실수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7일 밤 열린 제12회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 6조예선 몽골전에서 5-0으로 앞서가던 한국은 김태진이 핸들링 반칙으로 퇴장당하는 순간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한 뒤라서 골키퍼없이 경기를 계속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같은 상황은 상대를 얕본 김태진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변변한 공격 한번 펼치지 못하던 몽골은 후반 30분 수비수가 최전방 바야르조리그에게 한번에 연결했고 볼은 아크 앞까지 나와 있던 골키퍼 김태진에게 힘없이 굴러갔다.

그러나 볼을 걷어찰 것으로 생각했던 관중과 벤치의 기대와는 달리 김태진은 뒷걸음질치며 아무 생각없이 두손으로 볼을 잡고 말았다.

고의로 볼을 잡은 것으로 판단한 대만의 리우 성호 주심은 즉각 레드카드를 내보였고 한국은 수비수 박동혁이 유니폼을 갈아 입고 골문을 지키는 진기한 장면을 연출했다.

비록 골키퍼 없이 10명이 뛰는 상황에서도 최태욱이 경기종료 직전 한골을 보태6-0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김태진은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도 함께 하지 못한 채 서둘러 경기장을 나와야 했다.

더욱이 김태진은 마지막 조 예선 미얀마전에서도 출전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덤으로 받았다.

경기가 끝난 뒤 허정무 감독은 "비록 상대가 약체여서 큰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김태진의 행동은 골키퍼로서는 있을 수 없는 크나큰 실수였다"며 "나머지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정신력을 재무장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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