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 휴게소 사이 사이 미니휴게소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전국 27개 고속도로의 휴게소 사이 사이에 운전자가 차량을 세우고 쉴 수 있는 미니 휴게소가 다음 달부터 생긴다. 미니 휴게소는 고속도로 옆에 승용차 10대 안팎이 주차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다.

운전자가 휴게소에 도착하기 전 졸음운전을 하거나 고속도로 갓길에 무단 정차하는 바람에 벌어지는 대형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한국도로공사는 2013년까지 740억원을 들여 미니 휴게소 164개를 건설키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경부고속도로의 경산~칠곡 구간 등 15개 지점은 다음 달 설치된다.

 도공은 경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 등 장거리 7개 노선 가운데 휴게소 간격이 15㎞가 넘는 구간과 교통량이 집중돼 있어 사고가 많은 수도권 단거리 노선에 미니 휴게소를 우선 설치키로 했다.

 미니 휴게소는 고속도로 주변의 여유 부지에 마련된다. 일반 휴게소처럼 진입 도로와 안내판 등이 설치된다. 미니 휴게소엔 주차 공간과 벤치, 화장실, 음료 자판기 등이 들어선다. 또 운전자가 안심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폐쇄회로TV(CCTV)와 가로등도 마련될 예정이다. 다만 기존 휴게소의 영업권을 보장하기 위해 음식물이나 여행용품 등을 판매하는 시설은 두지 않기로 했다.

 도공 이윤제 도로처장은 “고속도로의 휴게소 간 평균 거리를 선진국 수준인 15㎞ 이하로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졸음운전이나 갓길 주정차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고속도로에 있는 휴게소는 168개이며, 휴게소 사이 평균 거리는 25㎞다. 고속도로 휴게소 간 평균 거리가 8~10㎞ 정도인 프랑스나 10~12㎞인 독일 등 선진국보다 훨씬 멀다.

 특히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서~남성주 휴게소 사이 구간은 62.7㎞나 된다. 시속 100㎞로 40분 정도 달려야 하는 거리다. 경부고속도로의 칠곡~평사 구간 등 휴게소 사이 거리가 50㎞ 이상 되는 곳이 10곳이며, 25㎞가 넘는 곳도 133개다.

 도공 정영윤 교통안전팀장은 “고속도로 휴게소 거리가 멀다 보니 졸음운전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다”며 “일부 운전자는 갓길에 정차한 채 눈을 붙였다가 화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올해 7월까지 전국 고속도로에서는 모두 141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 40%가 졸음운전이나 갓길 주정차가 원인이었다.

또 졸음운전으로 추정되는 전방 주시 태만까지 포함하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의 62%가 졸음운전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장정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