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시트콤 〈세친구〉진한 농담으로 인기 몰이

중앙일보

입력

MBC시트콤 〈세친구〉(연출 송창의)가 25%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꾸준히 인기다.

매주 월요일 밤 10시55분에 방송되는 〈세친구〉는 두달전 출발할 때부터 '성인용'을 표방했다. 밤 시간대에 어울리게 약간은 야한 성농담으로 수다를 떨겠다는 것.

지난 3일 방송한 〈남자의 슬픔〉이란 코너에서는 포경수술(방송에서는 '고래잡이'로 표현)을 결심한 상면(박상면)의 안절부절하는 모습과 친구들의 반응을 코믹하게 그렸다. 지금까지 방송을 보던 잣대로 보면 약간은 지나치다 할 정도로 야한 표현이 많았다.

성농담에 대한 이런 줄타기의 조종자가 여성이란 사실은 실제 드라마만큼 흥미를 끄는 대목이다. '성담론'의 전선에 여성들이 포진해 있고 그 '앞잡이' 역할을 두 작가가 맡고 있다.

목연희·이성은씨가 주인공. 특히 목연희(31)씨는 "동성애 문제까지도 다뤄보고 싶다"는 도전적인 여성작가다. "소재작가 5명과 직접 대본을 쓰는 2명을 포함해 작가 7명이 모두 여성입니다. 일반 드라마와 달리 시트콤은 풍자성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아직도 방송사 자체의 대본심의가 엄격해 표현에 제약이 많지요. 이 때문에 〈세친구〉의 경우 성농담의 수준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요."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목씨는 1992년 데뷔(KBS 〈유머1번지〉)때부터 줄곧 코미디에 매달려 온 코미디 전문작가. MBC로 옮겨서는 이경규의 '별들에게 물어봐'라는 말을 히트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여성(작가)들의 남성관을 투영하다보니 오히려 남자들이 쓰는 것보다 구체적이며 사실적이라고도 합니다. 다행히 세 주인공(정웅인.박상면.윤다훈)이 제 색깔을 살려 줘 대본의 부족함이 가려지는 것 같아요."

목씨는 "열악한 제작여건상 소재발굴과 대본완성·촬영까지 1주일에 다 해치워야 한다"며 "이같은 소모전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에 〈세친구〉의 롱런 여부가 달려 있다" 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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