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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파행운영 위험수위

중앙일보

입력

출범 3년째 접어든 여자프로농구가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김원길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총재가 취임당시 장담했던 신생팀 창단논의는 5개월째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으며 중국용병 수입문제도 무리한 일정추진으로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거기다 한술 더떠 올림픽을 코앞에 둔 정은순과 전주원 등 대표선수단이 버젓이 유니폼을 입은채 WKBL 간부들과 함께 김원길총재겸 새천년 민주당후보의 유세장에 나타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원길총재는 지난해 12월 16일 취임식사에서 "침체된 국내여자농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제6구단 창단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발언해 농구인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김총재는 '해당그룹과의 최종절차만 남았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이후 5번이나 창단발표 약속을 뒤집은 것으로 알려져 공인으로서 신뢰성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신생팀 창단이 장기간 유보되자 각 구단들은 신생팀으로의 방출선수 명단을 확정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자체 전술훈련은 물론 해외전지훈련 일정조차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2개월 뒤 개막할 예정인 여름리그에서의 각 구단들의 전력이 하향 평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경우 신생팀 창단문제가 무산될 경우 중국용병선수 수입문제역시 백지화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돼 모처럼 중흥기를 맞이하려던 한국여자농구가 토대부터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 간부들은 이처럼 절체절명의 위기속에서도 5일 오후 태릉선수촌에서 합숙훈련중인 여자농구대표팀을 이끌고 강북갑 합동유세장에 들르는 등 딴전만 부리고 있다.

더욱이 중국갑급리그 개막을 불과 하루 앞두고 대진표는 물론 선수들의 신상명세서 하나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막대한 외화를 뿌려가며 추진하는 용병수입의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중국 용병수입을 위한 출국일자를 당초 예정보다 하루 연기하는 등 파행운영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신생팀 창단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문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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