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크먼, 공화 예비투표 1위 … “페일린보다 안정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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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2시15분(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힐튼 콜로세움. 그가 단상에 올랐다. 단정한 하얀색 투피스에 진주목걸이와 귀걸이. 보수적인 공화당 지지자들을 겨냥해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한 게 틀림없었다. 그러나 연설은 정반대였다. 마이크를 손에 쥐고 강단 있는 하이톤 목소리로 “오바마 대통령은 단임 대통령이 될 것이다(Barack Obama will be a one-term president)’고 말했다. 그러면서 “ 위대한 미국을 다시 되돌려 놓겠다”고 장담했다.

세라 페일린

 15분간에 걸친 연설 동안 미셸 바크먼(Michele Bachmann·55·복음주의기독교)은 딱 두 번 원고를 쳐다봤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완전히 숙지하고 있었다. 지켜보던 60대 남성 톰 허이만은 “그는 당차다. 세라 페일린(Sarah Palin·47·무종파기독교) 전 알래스카 주지사(200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보다 훨씬 안정감이 있다. 최소한 부통령감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바크먼은 연설 후 지지자들에게 두 차례 손키스를 날렸다. 그리고 남편과 키스를 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바크먼은 ‘다크호스’에서 ‘유력 후보’로 탈바꿈했다.

 바크먼은 이날 진행된 공화당 ‘에임스 스트로폴(Ames straw poll·예비투표)’에서 승리했다. 전체 투표 수 1만6892표 중 약 29%인 4823표를 얻어 론 폴(Ron Paul·76·침례교) 하원의원을 152표 차로 따돌리고 1위를 했다. 바크먼은 승리한 뒤 “ 백악관으로 가는 긴 여정의 첫걸음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 성향 유권자 운동인 티파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아이오와주 주민들이 참여하는 에임스 스트로폴은 아무런 구속력이 없다. 특히 이번 스트로폴의 경우 전력투구한 바크먼과 달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트 롬니(Mitt Romney·64·모르몬교) 전 매세추세츠 주지사는 선거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바크먼은 스트로폴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음으로써 향후 선두로 도약할 수 있는 모멘텀을 가지게 됐다. 페일린은 아직 대선 출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아 이번 스트로폴 대상이 아니다.

에임스(아이오와주)= 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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