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오늘 폭우 … 시간당 50mm … 지역 편차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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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전북·충청 지역 등에 많은 비를 뿌린 ‘게릴라 비구름’이 이번엔 중북부 지방을 찾아왔다. 서울·경기도와 강원도 영서 지방 등엔 12일 오후부터 굵은 빗줄기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 지역에 13일 저녁까지 최고 시간당 30~50㎜ 이상, 누적 강수량 200㎜ 이상의 강하고 많은 비가 오겠다고 12일 예보했다.

 이번 ‘게릴라 비구름’은 제한된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바로 인접한 지역에서도 강수량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9일 전북 정읍시에는 하루 420㎜의 폭우가 쏟아졌다. 반면 불과 19㎞ 떨어진 순창군 복흥면에는 4분의 1 수준인 109.5㎜에 그쳤다. 10일 대전시 동구에는 106.0㎜의 비가 왔지만 같은 대전의 대덕구에는 27.5㎜밖에 오지 않았다. 지난 7월 말 서울 집중호우 때 관악구 남현동에 시간당 113㎜의 ‘물폭탄’이 떨어졌을 때 노원구 공릉동에는 불과 3.5㎜의 가랑비가 온 것과 마찬가지 현상이다.

 기상청 김승배 대변인은 이에 대해 “매년 여름마다 국지성 집중호우가 반복돼 왔지만 올해 유난히 이런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예년 같으면 이미 중국 대륙까지 올라갔을 북태평양 고기압이 제대로 세력 확장을 못하고 있는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가 계속 한반도 인근에 머물면서 남서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북서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 공기의 경계면을 따라 형성된 강한 비구름이 서쪽에서 계속 유입되고 있고, 이 구름이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게릴라처럼 ‘물폭탄’을 토해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북부 지방은 비가 그친 뒤 14~15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다 16일부터 다시 비가 내리겠다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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