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기장, 이번엔 15억 빚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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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추락사고를 조사 중인 항공철도조사위원회 조태환(경상대 항공우주시스템공학과 교수) 위원장은 5일 “화물기 기장이 상당한 금융부채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추락 화물기 기장은 사고 직전 30여억원 규모의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있었다. 조사위원회는 기장이 항공기에 탑승하기 전 음주 여부나 충분한 수면을 취했는지 등 72시간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 또 가족이나 항공사 관계자 등을 면담해 기장의 가족관계나 가정생활, 채무 관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조 위원장은 그러나 “채무 관계나 보험 가입 등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사고 원인과 직접적으로 연결 지을 수 없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사고기 잔해와 블랙박스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기장 최모(52)씨의 채무 총액은 약 15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14억원가량은 시중은행에서 대출받은 것이고 나머지는 캐피털 업체에서 빌린 돈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시중은행(5~6%)과 캐피털 업체(11% 안팎)의 이자율을 감안하면 최씨는 매달 이자만 약 800만원을 갚았어야 한다는 얘기다. 1991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최씨의 연봉은 1억9000만원 정도로 각종 세금과 공제금을 제외하고 월평균 1300만원가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최씨의 부인은 “빚이 있긴 한데 14억여원은 터무니없는 금액”이라며 “한 달에 내는 이자도 훨씬 적은 액수였다”고 말했다. 최씨는 아시아나항공 본사 근처인 서울 강서구 아파트(44평형)에 거주하다 올해 초 충남 아산의 아파트로 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의 한 지인은 “최씨는 항상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고 밝은 성격이었다”며 “빚이 많아 이사를 간다는 소릴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화물기가 추락한 제주 해상에서는 기체 잔해와 블랙박스 수색작업이 8일째 계속됐다. 조사위 측은 “태풍이 지나간 뒤 본격적인 수색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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