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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선 투표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0..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26일 이번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직무대행을 "매우 복잡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 미국은 앞으로 푸틴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날 뉴스전문 채널인 CNN 방송에 출연, "전력으로 볼 때 그는 매우 복잡한 인물이지만 현재는 매우 실용주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러시아의 여러문제를 처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의 행동을 매우 유심히, 그리고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또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과거의 경력으로 푸틴을 판단하지 말고 현재와 미래의 모습으로 그를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대선을 감시하기 위해 미국 의회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를 방문중인 크리스토퍼 콕스 공화당 의원은 이번 대선이 대체적으로 자유롭고 공정했다고 말했다.

0..체첸과 인접한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의 수도 마하치칼라에서 27일 오전(현지시간)
강력한 폭발이 발생해 1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현지 경찰이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마하치칼라 남부 카프카스 호텔 근처에 세워진 차량이 폭발했다고 밝히고 폭발로 인해 남자 1명이 심한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러시아 대통령 선거 투표가 끝난 지 수 시간 후에 발생한 이번 사건이 대선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0..보리스 옐친 러시아 전 대통령은 26일 오전 투표를 끝내고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개표 상황을 TV로 지켜봤다. 옐친 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후보가 50% 이상의 득표를 할 것으로 나타난 각종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서 간간이 미소를 짓는 등 푸틴의 승리를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러시아 RTR TV는 옐친 전 대통령이 푸틴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당신이 51-52%를 얻을 것이라고 내기를 걸었고 내 딸은 정확히 52%에 걸었다"고 대화하는 장면과 축하 샴페인을 터뜨리는 모습을 방영했다.

0..러시아의 체첸 공격에 반대하는 일단의 시위대가 26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재 러시아 대사관 근처에서 시위를 벌이고 체첸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여명의 시위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직무대행은 체첸인의 피를 가로 대통령이 되길 원한다"면서 체첸의 독립과 러시아의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폴란드 포즈나니시에서는 '카프카스 지역의 자유'를 지지하는 1백여명의 위대가 러시아 영사관을 항의 방문해 `푸틴은 테러리스트'라는 지명수배 전단을 사에게 전달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0..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군의 공격을 피해 난민촌에 머물고 있는 체첸 난민들은 이번 러시아 대선 투표에서 러시아군의 압력으로 투표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잉구셰티아에 인접한 난민촌의 체첸인들은 러시아 병사들이 찾아와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모든 것을 빼앗겠다고 위협했으며 어떤 경우에는 푸틴 후보를 찍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서도 시민들이 종종 러시아군이나 경찰에 둘러싸인채 투표소에 들어서는 모습이 보였으며 이중 일부는 러시아측이 투표를 할 경우에만 식량과 물자를 배급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0...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직무대행겸총리는 26일 오후 늦게 부인과 함께 선거대책본부에 나와 개표결과를 참관.

푸틴 대행은 시간이 갈수록 자신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가자 대책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차 투표에서 비록 0.5%의 차이로 당선되더라도 이를 국민들이 건내준 커다란 전도금으로 여길 것"이라면서 "최근 어느 나라에서 1차 투표에서 당선된사례가 있는지 기억을 못하겠다"고 부연.

그는 특히 공산당이 언론을 비롯해 여론에 영향을 줄만한 수단을 그다지 갖지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많은 표를 얻은 것은 그만큼 "저항적인 유권자들이많다는 점"은 물론, 많은 수의 국민들이 정기적으로 그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증명한 것이라고 평가.

그는 이어 이 현상은 정부의 정책이 현실을 반영하고 서민들의 현실에 다가서도록 보다 신중히 마련돼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면서, 서민들이 자신과 일상생활에서 정부 정책의 특전을 느끼도록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

그는 같은 맥락에서 "공산주의자들과는 당을 상대로 투쟁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공산주의자)
을 위해 투쟁해야만 한다"고 지적.

푸틴 대행은 또 사회결속이 없었다면 체첸작전이 결실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전제,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유리 루즈코프, 겐나디 주가노프 등 저명하고 존경받는 다양한 인사들의 노력이 사회결속에 크게 기여했다"고 이례적으로 평가.

그는 이들 인사를 정부에 영입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정부정책을 수행할 의사가 있는 지 타진한 뒤 결정할 것"이라면서 "정부에 영입되는 모든 인물들은 공통의 목표달성을 위해 움직여야만 한다"고 지적.

0... 전통적으로 약세 지역인 극동지역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면서 결선투표를 장담했던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는 27일 자정이 넘어서면서 기세가 한풀 꺽인 모습.

그는 한때 자신이 38%가량을 득표하고 푸틴 대행이 이보다 5-6표를 더 얻어 자신과 푸틴 대행이 결선투표를 치러야할 것이라고 장담.

그는 이어 새벽 3시까지 진행된 민영 N-TV의 생방송 토론회에 참석, 공산당과 푸틴 대행의 정책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비난성 질문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면서 올리가르흐(과두지배세력)
들이 현재 푸틴 대행의 정책을 이끌고 있다고 비난.

0...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국가두마(하원)
부의장는 푸틴대행이 당선된다면"옐친의 정책이 답습될 것"이라면서도 "결선투표는 없을 것이며 푸틴은 27일 오전 대통령으로써 크렘린에 출근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

그는 이어 초반 개표결과는 "앞으로 러시아를 통치하는 사람들은 공산주의자도 민주주의자도 아닐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

(워싱턴.모스크바.바르샤바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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