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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씩씩' KBS1 주말뉴스 정세진 아나운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깔끔하고 씩씩하게…."

KBS 아나운서 정세진(27)이 방송에 임하는 자세는 이 두 마디로 요약된다. 가냘퍼 보이는 외모를 당당한 자신감으로 극복해 보자는 자신만의 전략. 그래선지 그녀가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는 시청자들의 귀에 쏙쏙 박힌다. 한마디로 전달력이 뛰어나다.

그녀의 이런 모습을 주말 밤이면 만날 수 있다. KBS1 'KBS뉴스9'. 정씨는 김정훈 앵커와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이 프로를 맡고 있는데 앞서 언급한 그런 강점 때문에 뉴스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앵커를 맡고 나서 첫 달은 시청률 경쟁에서 'MBC 뉴스데스크'를 앞질렀다가 두어달은 좀 처졌어요. 그러나 요즘은 막상막하, 아니 조금은 앞선다고들 합니다."

1∼2% 포인트(보통 TNS미디어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양 방송사의 주말 시청률은 12% 내외다)의 박빙의 리드. 그게 정씨의 역할 때문이랄 수는 없지만 어쨌든 담당자로선 기분 좋을 수 밖에 없다.

KBS 아나운서 24기로 입사한 정씨는 올해로 방송 4년째. 지상파 방송의 '아나운서 고시'에 한차례 쓴 맛을 본 뒤 재수 끝에 1997년 1월부터 마이크를 잡기 시작했다. 그 사이 일간지의 사내방송 아나운서로 6개월간 일한 경험도 있다.

"오락·음악·토론 등 여러 프로를 진행했지만 뉴스가 제일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아마 팩트(사실)를 중시하는 뉴스의 속성이 제 성격과 닮았기 때문인가 봅니다."

정씨는 "여성스럽다"는 주변의 말에 염증을 낼 만큼 남성 취향이 강하다. 1남2녀 중 막내지만 집에선 씩씩한 둘째 아들로 여길 정도로 털털한 편. 의상과 메이크업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 것도 이런 성격 때문이다.

정씨는 저녁 뉴스를 위해 매일 3시간 이상 투자한다. 몇 마디에 불과하지만 역시 방송 멘트 작성이 가장 힘든 일. 데스크에서 뉴스의 가치와 순서를 결정해주면 진행에 알맞게 멘트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혀를 찬다.

"사회·문화 분야와 달리 정치는 왠지 버겁습니다. 워낙 관심이 없었던 탓이지요. 앵커로 오래 남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MBC '경제매거진' 박영선 앵커를 특히 좋아한다는 정씨는 평일 9시 뉴스 진행자인 황현정과는 연세대 영문과 선후배 사이. 선배인 황씨를 밀어내고 평일 뉴스를 넘볼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뉴스진행을 잘 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인내'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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