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선거 프리미엄'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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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에 실시되는 16대 국회의원 선거(총선)는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결론부터 말하면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선거 때마다 입후보자들의 개발 공약 등으로 집값.땅값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92년 3월 총선 때부터 종전의 관행은 거의 사라지고 일부에서는 도리어 선거가 악재로 작용하기도 했다.

90년대 초의 경우 수도권 신도시 건설 등으로 주택공급이 대량 늘어난 데다 수요자들도 검증이 제대로 안된 공약엔 별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번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대세다. 4.13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가라앉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분양시장은 일부 인기지역 외는 냉기가 가득하고 토지시장도 조용하다.

특히 뜨겁게 달아 올랐던 경기도 용인권의 경우 분양권 프리미엄이 곤두박질치고 있으며 기존 주택도 매기가 뚝 끊겼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일단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 14대 총선〓92년 3월24일 치러진 총선 때는 부동산 경기가 썩 좋지 않았다. 특히 선거 후 더욱 경기가 나빠져 전국 땅값과 주택값이 하락했다.

집값은 연초부터 약세로 시작해 총선 한달 전 하락폭이 다소 진정되다 선거가 끝나자 다시 낙폭이 커지는 현상을 보였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선거 때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그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 14대 대선〓대통령 선거(92년 12월18일)기간 동안의 땅값 및 집값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땅값이 크게 내렸고 주택 경기도 형편없어 서울의 아파트값은 오히려 약세로 돌아서 평당가격이 선거 직후 6만원 가량 하락한 4백66만원을 기록했다.

분당.일산 등 신도시 건설 등으로 주택 공급이 넘쳐나 대선의 개발 공약들은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다.

◇ 1대 동시 지방선거〓지방자치단체장 및 의원 선거(95년6월27일)여서 그런지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풀린 돈도 부동산보다 소비시장으로 흘러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서울의 아파트값은 그해 1월을 고비로 서서히 회복되는 추세여서 선거 시점에도 분위기가 좋았다.

부동산 114 김희선 이사는 "지방 선거 후 서울의 아파트 평당 평균가는 올랐지만 이는 바닥세에 따른 반등으로 선거와는 별 연관이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고 말했다.

◇ 15대 총선〓이 시기(96년 4월11일)는 여느 때와 달리 부동산 값이 상승세를 보였다. 신도시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입주 물량과 신규 분양이 감소하면서 집값이 크게 뛰었고 특히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 15대 대선〓경제위기 상황에 놓이면서 부동산 시장이 극도로 침체되는 시기로 선거(97년 12월18일)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수렁으로 빠졌다. 외환 위기 상황에 따라 전국의 집값과 땅값이 폭락했다.

하지만 경기 호조 분위기에 힘입어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은 거의 외환위기 전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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