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어요] '두마리 토끼 이론' 이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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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언젠가 학교에서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두 마리 토끼 이론' 을 말하더라구요. 잠깐 딴 생각을 하는 사이 의미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좀 가르쳐주세요. <서울 평창동에서 김지현>

A 모처럼 들으니 저도 새롭네요. 경제가 성장가도를 달리는데 물가가 올라 고민할 때 자주 쓰는 말이거든요. 말하자면 '토끼 1' 은 물가고 '토끼 2' 는 경제성장입니다.

그 두 마리 토끼는 도무지 한 그물 속에 가둬두기 어렵다는 게 바로 '두 마리 토끼 이론' 의 핵심이지요. 왜 그런지 궁금하죠. 경제가 오랜동안 성장을 지속하면 물가는 자연 들먹이게 됩니다.

돈이 늘어나기 십상인데다가 설사 중앙은행이 돈을 거둬들인다고 하더라도 돌아가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이를 경제학 용어로 화폐 유통속도 증대라고 함)결국엔 돈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상황에 부닥치고 말지요.

돈이 늘어나면 당연히 돈 가치가 떨어집니다.

달리 말하면 물건 값은 올라간다는 뜻이지요. 그게 바로 물가상승 아닙니까. 그런데 물가가 불안해지면 정책 입안자들도 덩달아 안절부절 못하게 됩니다.

물가상승은 성장의 과실을 가진 자에게 많이 몰아주는 반면 못 가지고 덜 가진 자에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경우 최근 몇년간 경제가 워낙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성장 회복을 최고 목표로 삼았습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10%대를 넘어서는 성과를 달성할 정도였지요. 그런 와중에도 물가상승의 조짐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은 퍽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사정이 좀 달라졌습니다.

석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물가를 장담하기 어렵게 된 것입니다. 여기다가 성장은 계속되니 우려는 더하지요. 곧 '두 마리 토끼' 얘기가 나올 법 하군요.

참고로 '세 마리 토끼' 운운하면 나머지 한 마리는 환율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것 역시 반대로 튀기 일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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