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식탁보서 유해 ‘형광표백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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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부산시내 대형 식당의 행주와 식탁보 등에서 인체에 해로운 형광증백제( 螢光增白劑)가 검출됐다.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지역 횟집과 호텔, 가족식당에서 행주, 식탁보, 종이 수저 포장지, 식기 보자기 등 23건을 거둬들여 형광증백제 포함 여부를 조사한 결과 22건에서 검출됐다.

 시는 횟집 행주의 경우 회를 뜰 때 횟감의 수분 제거를 위해 사용하는 것(일명 회 수건)으로 일반 옷감 세제로 세탁하는 바람에 형광증백제(표백제)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했다. 대형 호텔 뷔페와 가족 레스토랑에서 사용하고 있는 종이 식탁보와 수저 포장지는 펄프 제조과정에서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검출된 형광증백제는 자외선 빛을 흡수해 종이나 섬유의 누런 색을 하얗게 보이도록 하는 염료다. 주성분은 쿠마린 유도체 및 이미다졸 유도체다. 쿠마린은 살충 성분으로 전기도금산업, 자동차 광택제에 사용된다. 간과 신장을 나쁘게 하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식품첨가물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미다졸은 항진균제 성분으로서 사람에게 노출되면 심한 자극이나 화상을 유발한다. 흡입하면 기침, 후두염, 두통, 구토를 일으킨다.

 식품위생법 등 관련법은 식품과 직접 닿는 물품의 형광증백제의 사용 기준은 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검사한 종이 식탁보 및 종이 수저 포장지는 식품과 직접 접촉되지 않아 처벌할 수 없다.

 부산시는 시민들에게 형광증백제의 유해성을 알리고 업소에서도 형광증백제를 사용한 물품의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나아가 관련 중앙 부처에도 이번 검사결과를 알리고 형광증백제 기준을 신설해 줄 것을 건의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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