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7집 '세계를 향한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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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이 돌아왔다. 2년간의 침묵을 깨고 7집 음반〈디자이어 투 플라이 하이(Desire To Fly High)〉를 발표하고 힘찬 비상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1990년대 신세대 위주의 댄스음악이 가요계의 주류로 급부상한 상황에서도 신승훈은 자신의 앨범 여섯장을 모두 밀리언 셀러(1백만장 이상 판매)로 만들었다. 폭 넓은 연령층의 팬들이 그의 달콤하고 고급스러운 '발라드'를 꾸준히 사랑했기 때문이다.

7집 역시 그를 사랑하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듣기 편한 발라드와 가벼운 디스코·펑키 성향의 곡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그간의 활동을 통해 집결된 음악적 역량을 집중하면서 대중적 취향에도 잘 부응한 세련된 음악을 들려준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신승훈은 이번 음반의 타이틀 곡으로 국악과 아프리카·인도 토속 음악이 절묘하게 결합된 경쾌한 리듬의 크로스 오버 곡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을 꼽았다는 것이다. 데뷔 후 10년간 펼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통해 준비해온 크로스 오버 장르에 본격적으로 도전해보겠다는 각오다. 여기엔 음반 제작자로서 해외 진출을 꿈꾸는 그의 바람도 담겨있다.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은 신승훈의 섬세한 목소리와 화려한 코러스의 조화가 듣기 좋은 곡이다. 마이클 잭슨, 필 콜린즈 등 유명 팝 가수들의 음반 작업에 참여했던 8인조 흑인 코러스가 이국적인 리듬 악기들과 어우러져 풍부하고 원숙한 화음을 들려준다.

세 번째 곡 '가잖아'는 '미소 속에 비친 그대' '그 후로 오랫동안'과 같은 전형적인 장조의 발라드 곡. "지금까지 불렀던 발라드를 총 정리한 곡"이라는 그의 말처럼 섬세하고 정제된 가창력을 아름다운 선율에 담아낸 '신승훈 식 발라드'의 결정판이다.

네 번째 곡 '엄마야!'는 콘서트를 대비해 특별히 담은 펑키 디스코 풍의 곡이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선배인 조용필의 '고추 잠자리'의 후렴 구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곡으로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을 매력적인 가성으로 노력했다.

이밖에도 '보이지 않는 사랑'을 연상시키는 마이너 발라드 '이별 그 후', 함춘호의 기타 연주가 일품인 보사노바 '어느 멋진 날', 외국 곡 '무지개 너머(Somewhere Over The Rainbow)' 등도 주목할 만 하다.

이번 7집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팬과의 쌍방향 인터페이스를 구축한 최초의 음반 이라는 점도 특별하다. 음반에 수록된 전용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을 이용해서 팬들이 자유롭게 둘러보며 신승훈과 관련된 정보를 얻고 커뮤니티도 구축할 수 있는 3차원 가상공간을 제공 한다. 신승훈 홈페이지(http://www.shinseunghun.com)의 일부 내용도 CD안에 삽입,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고도 신승훈과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들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신승훈은 4월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콘서트(02-573-0038)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공연을 펼치며 데뷔 10주년을 맞이하는 11월1일 서울에서의 앵콜공연을 끝으로 7집 콘서트의 막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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