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배구] 배구 드래프트 3개월째 공전

중앙일보

입력

"평균 관중 1천명도 안되는데 선수 몸값을 4억-5억씩 달라니 미칠 노릇입니다" 일부 대학의 과도한 선수 몸값 요구로 연초 도입 예정이었던 배구 드래프트가 3개월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LG화재와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삼성화재 4개 실업구단은 16일 선수 몸값을 둘러싼 배구협회와의 막바지 협상(22일) 을 앞두고 타결전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프로화 작업이 또한번 지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올해 대졸 선수에 대해 현재 실업구단이 제시하고 있는 몸값은 1억-3억원 정도.

슈퍼리그 평균관중이 1천명에도 못미치는 등 배구의 인기하락이 계속되고 있는현실에서 프로선수 계약금의 2-3배나 되는 돈을 주고 선수를 데려올 수 없다는게 실업팀의 입장이다.

반면 대학연맹 대표로 조정위원회에 참석한 송만덕 한양대 감독과 김경운 홍익대 감독은 "지금까지의 관행에서 비춰볼때 1순위 선수들의 몸값은 최소한 4억-5억원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연봉제 및 프로화가 도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격한 스카우트비 감소가 자칫 대학 및 고교 배구의 몰락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배구계 안팎에서는 대학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현실을 도외시한 욕심이라는 지적이 많다.

고사직전의 배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프로화를 통한 실업배구의 인기회복이 먼저이뤄져야 하는데도 대학이 과거 과도한 스카우트경쟁에 따른 각종 수혜를 잊지 못해고집을 부리고 있다는 얘기다.

실업구단의 양보도 아쉬운 대목이지만 대학팀은 지난해 드래프트 실패로 취업을못한채 배구인생을 접은 후배들의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좀 더 유연한 자세를 키워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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