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경제수석 일문일답]

중앙일보

입력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은 16일 프레스센터에서 중앙언론사 경제부장들과 만나 김대중 대통령의 유럽순방 성과에대해 설명하면서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유럽국가 투자유치의 구체적 성과는

▶141억달러의 투자상담이 이뤄졌다. 전체 상담액은 이보다 훨씬 많지만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상담만 추린 것이다. 이중 연내에 80억∼90억달러 정도의 계약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북한진출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이번 순방과정에서 프랑스측은 북한진출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제조업분야 2개 기업이 조만간 북한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측이 북한투자의 안정성을 걱정했으나 김대중 대통령은 "이미 100개의 한국기업이 북한에 나갔는데, 이는 안정적이고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걱정되면 한국기업과 함께 나가면 된다"고 제안했고 프랑스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프랑스의 북한진출 계획이 구체적인데 비해 이탈리아는 관심표명 단계다. 이탈리아는 지난 1월에 북한과 수교를 맺은 만큼 북한 진출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북한이 베를린 선언에 대해 유보적 견해를 밝혔는데.

▶남한의 제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던 기존의 북한 태도와 비교해 보면 이번 유보적 입장은 상당히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북한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자본 유치는 환율하락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나

▶최근의 환율문제는 핫머니에 따른 것이지 실물투자와는 크게 연관되지 않고있다. 외자유치를 할 경우 상당부분이 자재수입에 다시 쓰이므로 환율하락의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또 올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비율은 10%에 불과하다. 미국, 영국, 중국 등은 20% 이상에 이른다.

- 2단계 금융구조조정 방향은

▶2단계 구조조정은 시장기능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다행히 신자산 건전성분류기준(FLC) 적용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하락하는 금융기관들은 거의 없다. 다만 제2금융권의 일부 기관이 하락하는데, 후순위채 매입 등으로 해결하면 된다. 따라서 금융기관 BIS비율 충족을 위한 추가적인 공적자금 투입은 없다. 투신문제는 운용사와 판매사가 분리돼야 안정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아울러 국민은행장 선임과정에서 정부의 개입은 전혀 없었음을 밝혀둔다.

-물가상승률 억제목표를 2.5%로 왜 낮췄나

▶목표치를 기존의 3%에서 0.5%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차단하는 한편 실제로도 재정운용과 통화정책을 통해 이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3월 물가상승률은 2%이내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1.4분기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내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분기대비 연율은 6% 정도로 작년 1.4분기 12.4%, 2.4분기 11.7%, 3.4분기 12.0%, 4.4분기 7.6% 등에 이어 둔화추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과열을 우려할 필요는없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6∼7%는 수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무역수지는 2월부터 개선돼 1.4분기에는 10억달러의 흑자가 예상되고 연간으로는 120억달러의 흑자가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와 환율에 대한 정책방향은

▶금리는 한자릿수로 안정돼야 한다. 아직도 실업자가 100만명에 이르는 만큼 투자활성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시장금리가 안정돼야 한다. 금리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물가가 안정돼야 한다. 환율은 외환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게 원칙이다. 그러나 급속한 변화는 경제안정에 도움되지 않는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용인되는 범위에서 제한적인 수급조절은 필요하다.

- 증권거래소 위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균형있게 발전해야 한다. 차입 위주였던 기업들이 이제는 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 기술개발이나 투자에 나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처럼 정부가 증시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는다. 다만 활성화 여건이 조성되도록 노력할 뿐이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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