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대 차세대 가속기 … 광주가 유치 나선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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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민주당 김영진(광주 서구을) 국회의원은 지난달 29일과 이달 18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김도연 위원장을 잇달아 만났다. 차세대 다목적 3.5GeV(기가전자볼트) 방사광 가속기의 광주 건설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대전 대덕특구)에는 중이온 가속기가 설계 단계에 있고, 포항(2대)·경주(1대)에도 가속기가 있지만 광주엔 연구시설조차 없다”고 말했다. 기초과학의 균형 발전을 위해선 R&D(연구개발) 특구의 3각 축 가운데 한 곳인 광주에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설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4∼2020년 총 5000억원이 투입되는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의 유치를 위해 광주시가 발벗고 나섰다. 17일엔 휴일임에도 광주시청에서 강운태 광주시장과 지역국회의원 8명이 만나 방사광 가속기가 광주에 건설되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정부가 계획한 ‘국가대형 연구시설 구축지도’ 중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21개 연구시설 가운데 하나다. 중이온 가속기와 함께 핵심 연구시설로 꼽힌다. 나노·바이오 과학기술과 의료·신약 부문 등에서 지금껏 해 보지 못한 연구분야를 개척할 수 있다. 광주시가 유치전에 뛰어 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광주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본원과 중이온 가속기 유치엔 실패했으나 연간 최고 130억원씩 지원되는 50개 연구단 가운데 5개가 들어선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는 7년간 연구단과 기초연구 지원, 연구기반 조성 등을 위해 총 6000억원이 지원된다.

 광주시는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건설을 위해 설계용역비 및 연구개발비 50억원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강운태 시장은 지난달 말에 이어 11일에도 청와대·기획재정부·교육과학기술부 등을 찾아 방사광 가속기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광주지역 국회의원들도 최근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유치를 건의했다. 박해구 광주시 경제정책과장은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대전·대구·광주를 잇는 삼각벨트 완성에도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고 말했다.

유지호 기자

◆가속기= 원자핵 연구의 수단으로서 만들어져 최근에는 공학·의학 등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중이온 가속기는 중이온을 가속시켜 다른 원자핵에 충돌시키는 장치이고,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를 가속해 적외선부터 X선까지 강한 빛을 발생시키는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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