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수구, 선거열기 뜨겁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11일 오후 한나라당 황우려 (黃祐呂)
의원의 지구당 개편대회가 열린 인천여고 강당. 식전행사가 한창 진행되던 도중 난데없이 경쟁후보인 민주당 서한샘의원의 비디오가 상영됐다.

화면 속의 徐의원은 "이회창 (李會昌)
후보를 이번에 반드시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 고 부르짖고 있었다.

徐의원이 국민회의 (민주당)
로 당적을 옮기기 전인 지난 97년 대선당시 한나라당 유세단장을 맡아 당원들을 교육하는 내용이었다.

인천 연수구에선 黃의원과 徐의원 외에 자민련 정한용 (鄭漢溶)
의원까지 가세해 현역의원 3명이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이들 모두 15대국회에 처음 입문했다.

원래 이 지역의 15대총선 당선자는 徐의원. 그는 98년 한나라당을 탈당, 국민회의에 입당했고 한나라당은 전국구의원이었던 黃의원을 공천했다.

또 국민회의 간판으로 서울구로갑에서 당선됐던 鄭의원은 최근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러다보니 '철새정치인' 논쟁이 치열하다.

徐의원은 "서로 아는 사이이다보니 아침에 등산로나 노인정 등에서 만나면 페어플레이를 다짐하지만 돌아서면 그게 잘 안되는 것같다" 고 했다.

17만1천여명의 유권자들 마음을 사로잡기위한 슬로건 경쟁도 치열하다.

黃의원은 이회창총재의 최측근 참모임을 내세워 '강한 인천, 힘찬 연수' 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TV 국어강사 출신의 徐의원은 "교육문제 등 할일 많은 연수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다시 맡겨달라" 고 호소한다. 鄭의원은 '탈 (脫)
연고주의' 와 '문화도시 인천' 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신당 유각균 (劉珏均)
씨는 현역의원 3명의 틈바구니에서 "인천연수가 낙하산 의원들의 집합소냐" 며 "IMF (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를 만든 장본인들 대신 참신한 선택을 해달라" 고 가세했다.

아파트 거주자 중 80%가 중.대형에 살고 있으며, 서민층과 장애인등이 30%에 달하는 지역 특성에 맞춰 후보들도 특화된 득표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黃.鄭의원은 문화분야를 강조하는 반면 徐의원과 劉씨는 밑바닥을 훑고 있다.

박승희 기자 <pmas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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