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2 홍콩’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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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군도 일대가 제4의 경제 신구(新區)로 지정돼 대대적으로 개발된다.

8일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뤼쭈산(呂祖善·여조선) 저장성 성장은 전날 국무원(중앙정부)이 저우산군도를 국가급 신구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저우산군도는 상하이(上海) 푸둥(浦東), 톈진(天津) 빈하이(賓海), 충칭(重慶) 랑장(兩江) 신구에 이은 중국의 네 번째 국가급 신구가 됐다. 특히 저우산군도는 해양경제 육성에 초점을 맞춘 첫 신구로 개발된다.

 신경보는 “동부의 황금해안과 창장(長江)의 황금수로가 만나는 T자형 지점에 저우산군도 신구가 건설된다”며 “대륙에서 해양으로 나가는 통로로서 서태평양의 자원을 개발하는 전략적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뤼 성장은 “3년 안에 개발 효과를 보기 시작하고, 5년 안에 큰 틀을 형성한 뒤 10년 안에 신구 건설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양 개발과 자연 보호를 결합해 낼 것”이라며 “저장성에 축적된 민간 자본을 개발에 끌어들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저우산군도 신구는 1390개 섬으로 구성돼 있다. 육지 면적은 1440㎢, 내해(內海) 해역은 2만㎢나 된다. 주민 1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중국의 동부연안과 창장 삼각주의 해양 진출 관문이다. 저우산군도 신구는 저장성 일대 해양경제 관련 산업 육성과 창장 삼각주의 경제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륙과 해양 산업을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역할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우산군도가 신구로 개발되면 홍콩에 버금가는 동부연안의 신흥 항구도시로 부상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저우산군도 인근에는 상하이 양산(洋山)항이 있다.

◆중국 경제 4대 엔진=중국 정부는 2000년대 중반부터 국가급 경제 신구를 잇따라 출범시키며 경제개혁 모델로 키우고 있다. 신구로 지정되면 중앙정부로부터 많은 권한을 이양받아 각종 심사·인허가 절차를 단축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금융·토지·세수·재정 등에서 정책적 혜택을 받기 때문에 경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건이 탁월하다.

 중국 당국은 개혁·개방 이후 선전(深?) 특구의 개발 성과를 창장 삼각주와 동부 연안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2005년 이 지역의 금융·상업 허브로 상하이 푸둥 신구(522.8㎢)를 건설했다. 또 2006년엔 톈진 빈하이 신구를 건설해 환발해만(環渤海灣) 일대의 대대적인 개발을 도모해 왔다. 신구 내에는 에어버스 조립공장이 입주하는 등 첨단 하이테크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빈하이 신구(2270㎢)는 푸둥의 네 배 면적으로 해안선만 153㎞에 달한다. 인천시가 추진 중인 경제자유구역(209㎢)의 10배를 넘는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낙후된 중·서부 지역의 균형 발전과 내수 진작을 위해 지난해 6월에는 창장과 자링장(嘉凌江) 사이에 위치한 충칭 량장 신구 개발을 시작했다.

 전체 면적 1200㎢에 달하는 량장 신구는 우선 개발될 금융·첨단기술·물류·제조업 등 산업 부지 면적만 서울(605.25㎢)에 조금 못 미치는 550㎢에 이른다.

베이징·홍콩=장세정·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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