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공학, 인구 100억 먹일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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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생물공학 기술의 발전이 계속될 경우 100억명 이상의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어 급속한 인구증가에 따른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노벨상 수상자인 미국 미생물학자 노먼 보러그 박사가 7일 말했다.

보러그 박사는 이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생물공학 포럼에 참석해 "현재 60억에 이르는 전세계 인구가 오는 2025년에는 83억, 21세기말에는 110억이 된다"면서 "특히 인구가 밀집된 아시아 지역은 경작지 마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생물공학 덕택에 지난 61년부터 98년까지 아시아 지역의 곡물생산이 2억4천800만t에서 7억9천500만t으로 증가했다"면서 "그러나 인구증가에 따라 아시아 국가들은 앞으로 20년간 곡물 생산량을 수억t 이상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보러그 박사는 "유전자 변형기술 등 생명공학기술 발전이 계속되고 아울러 이용이 확대될 경우 100억 이상의 인구를 먹여살릴 수 있다"면서 "문제는 농부와 농장주들이 이런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환경 단체들이 생명공학 기술의 안전성과 윤리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기술 발전을 막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기술 연구에 자금을 지원해온 기부자들이 지원을 거두고 있고 기술의 이용도 저조하다"고 보러그 박사는 주장했다.

현재 국제 환경단체와 일부 과학자들은 DNA 조작등 생물공학 기술이 인간의 건강과 환경에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러그 박사는 생명공학기술 개발에 따른 위험 발생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적절할 기본 규정을 마련해 유전자변형 작물의 실험과 이용에 따른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규제가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 과학자들의 기술 개발을 저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보러그 박사는 "인구증가에 따라 오는 2025년까지는 현재보다 약 26억t(57%)의 식량이 증산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나 기아상태에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충분한 식량이 공급되기 위해서는 100% 정도 늘어나야 할것"이라고 덧붙였다.

60-70년대에 ''녹색혁명''을 주창한 이후 지금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기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보러그 박사는 지난 70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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